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몇 가지 정정 사항을 담아 다시 발송해 드립니다.
님, 무언가에 온전히 '정신 팔려본 적'이 언제인가요?
스낵지기의 요즘은 온통 '가을 야구'에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롯데의 가을은 현역에서 은퇴한 승부사 느낌이 짙어 의도적으로 피하곤 했는데요. 올해는 '야구는 8회가 아닌 9회부터'라는 새로운 역전의 루틴으로 3위까지 치고 올라간 KIA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게다가 이제는 엄마가 되어 자주 볼 수 없는 제 소중한 여행 메이트와 KIA의 '끼끼' 박재현 선수가 묘하게 닮았거든요. 부쩍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큽니다. 예전엔 혼자 사직구장까지 가서 롯데를 응원하곤 했는데, 아직 KIA를 보러 잠실까지 가보진 못했습니다. 표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지만, 기꺼이 '정신 팔릴 수 있는 오늘의 나'를 위해 내일 예매 전쟁에 기꺼이 참전해보겠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무언가에 기분 좋게 정신을 팔아보는 것이, 팍팍한 일상을 굴러가게 하는 훌륭한 원동력이 되니까요.
님도 이번 주말엔 온전히 정신을 빼앗길 만큼 즐거운 무언가를 꼭 만나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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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rDash를 위협하는 Bites? OpenA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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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커머스 플랫폼의 초기 탐색 관문을 대체하면서, 시장 내 데이터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변화는 고객의 구매 '의도Intent' 데이터가 플랫폼 앱 내부에서 외부 AI 대화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탐색 주도권을 뺏긴 플랫폼들의 생존 및 방어 전략은 '결제Checkout 위치'를 둘러싼 두 가지 갈래로 극명하게 나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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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창 내 결제 수용 (Instacart, Bites, 카카오): 대화창 내에서 즉각적인 결제Instant Checkout를 지원해 전환율을 극대화하지만, 거래 맥락이 AI에 종속되고 플랫폼의 자체 트래픽(광고 수익 등)이 희생될 위험을 감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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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앱 결제 강제 및 자체 에이전트 구축 (DoorDash): 사용자 여정에 마찰이 생기더라도 최종 장바구니와 결제는 자사 앱으로 연결시켜 고객 거래 데이터와 플랫폼 생태계를 완벽히 방어하려는 통제 지향적 전략입니다.
탐색과 발견의 필터링을 AI가 독점하는 구조에서는 단순 카테고리 검색("피자 찾아줘")에 의존하는 비즈니스는 AI의 추천 알고리즘에 종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시장 내 모든 브랜드와 유통자는 플랫폼 내 노출도 최적화를 넘어, 소비자가 대화창에 직접 '자사의 브랜드명'을 발화하도록 만드는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 지명도Specific Brand Request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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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크크
The Brands Making Culture This Week, 이번 주, 브랜드가 아니라 감각을 만든 팀들.
*브크크가 맞으나, 부르기 쉽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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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점심도 거른채, 누리호 5호 발사 라이브를 봤습니다.
우주 개발은 국가의 자존심을 건 과학 프로젝트를 넘어, 철저한 비즈니스 시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번 누리호 5차 발사는 단순한 기술적 성공을 넘어, '누리호'라는 대한민국 우주 수송 브랜드가 글로벌 상업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결정적 장면입니다.
마케터와 브랜딩 관점에서 누리호가 쏘아 올린 첫 번째 가치는 '지루할 만큼 완벽한 신뢰Reliability'라는 브랜드 자산입니다. 왜 똑같은 로켓을 계속 쏘냐고 묻는다면, 상업 우주 시장에서 고객이 가장 지갑을 열고 싶어 하는 포인트가 바로 이 '안정성'이기 때문입니다. 수백억 원짜리 위성을 맡기는 고객에게는 한 번의 화려한 신기술 이벤트보다, 정해진 날짜에 무조건 약속된 궤도로 배송해 주는 일관성이 최고의 마케팅입니다.
두 번째는 단순한 화물차에서 '맞춤형 B2B 솔루션'으로의 포지셔닝 진화입니다. 이번 5차 발사는 무려 15기의 위성을 우주로 가져갔습니다. 단순히 짐을 한 번에 싣고 가는 것을 넘어, 위성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정확한 궤도와 시간에 순차적으로 내려주는 디테일한 하차 능력을 입증한 것이죠. 이제 누리호는 고객의 요구에 맞춘 정교한 우주 물류 플랫폼으로 그 위상을 높였습니다.
세 번째는 100% 독자 인프라가 만든 '대체 불가능한 프리미엄Sovereignty'입니다. 과거 해외 기술진의 통제에 끌려다니며 눈치를 보던 한계를 깨고, 발사체 본체는 물론 영하 183도의 연료를 주입하는 48m짜리 발사대(엄빌리칼 타워)까지 완벽하게 우리 기술로 통제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로켓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병목 현상 속에서, 남의 일정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가 원할 때 즉각 쏠 수 있는' 인프라는 그 자체로 막강한 브랜드 경쟁력입니다.
결국 누리호가 꿈꾸는 궁극적인 브랜드의 완성은 역설적이게도 대중의 '무관심'일지 모릅니다. 매일 수천 대의 비행기가 이륙한다고 뉴스 속보가 뜨지 않는 것처럼, 우주 발사가 너무나 당연하고 일상적인 물류 인프라가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상업적 가치가 완성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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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Racco가 일본 자동차 시장, 특히 Kei-car 생태계를 뒤흔든 메기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저가 중국산 EV의 공세를 넘어, 특유의 갈라파고스적 관행으로 굳게 닫혀 있던 일본 시장에 실질적인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죠.
Racco가 발휘하는 파급력의 핵심은 가성비의 재정의입니다. 보조금을 더하면 200만 엔 초반까지 떨어지는 Racco의 가격표는 기존 내연기관 Kei-car와 맞먹습니다. 심지어 TCO를 따져보면, 오히려 우위를 점하기도 합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낡은 공식도 철저히 깼습니다. 기존 일본 소형차에서는 기대조차 힘들었던 ADAS와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를 꽉 채워 넣으며, 소비자가 차에 기대하는 눈높이 자체를 단숨에 끌어올렸습니다.
이 압도적인 상품성을 무기로 BYD는 도심의 얼리어답터가 아니라, 일본 지방 도시의 실생활 모빌리티 수요를 정조준하여 파파고들었습니다. 대중교통 인프라 축소로 인해 1인 1경차가 필수적이면서도, 단독주택 비율이 높아 자가 충전Home Charging 인프라 구축이 용이한 지방의 구조적 특성을 정확히 파고든 것입니다. 실용성과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보수적인 일본 지방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은 BYD의 타겟팅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무엇보다 라코의 시장 안착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자 토요타, 닛산, 혼다의 안방인 일본의 '본진'을 타격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혼다 N-BOX 등 기존 내연기관 모델이 독주하던 폐쇄적인 경차 시장에 전동화라는 새로운 표준을 강제함으로써, 전동화 전환에 미온적이던 일본 완성차 업체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자 혁신의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Racco는 철옹성 같던 일본 내수 경쟁 구도를 밑바닥부터 흔들고 있습니다.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을 넘어 SDV 수준의 상품성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이식하는 중이죠. 고인 물 같던 일본 자동차 생태계에 서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그야말로 완벽한 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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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수산시장의 '싯가'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회사가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영국의 '옥토퍼스에너지'는 경직된 옛 전력 시장에 이 '싯가' 개념을 도입해 돌풍을 일으킨 플랫폼 기업이에요. 2021년 에너지 위기 당시 고정가를 유지하던 경쟁사 29곳이 줄도산할 때, 이들은 오히려 200만 명의 고객을 흡수하며 영국 가정용 전력 1위로 올라섰죠. 비결은 하루를 30분 단위로 쪼개 실시간 도매가를 적용하는 '애자일' 요금제에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넘쳐 도매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날엔, 소비자가 세탁기를 돌리고 전기를 쓰면서 오히려 돈을 돌려받는 혁신적인 거래 구조를 만들었답니다. 이 유연한 싯가 거래를 뒷받침하는 핵심은 자체 개발한 만능 소프트웨어 '크라켄(Kraken)'이에요.
놀랍게도 이 회사에는 깐깐한 사내 결재 라인도, 전담 인사팀도 없습니다. 직원들은 크라켄을 통해 재무와 트레이딩 등 모든 데이터에 투명하게 접근하고, 상사의 승인 없이도 현장에서 독립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고객이 변동하는 싯가에 맞춰 스스로 전력 소비 일정을 조정하듯, 사내 조직 역시 완벽한 자율성으로 움직이는 셈이죠.
이제 옥토퍼스의 싯가 통제력은 전기차 모빌리티 시장의 소프트웨어 주도권마저 쥐고자 하고 있어요. 전용 요금제 고객이 앱에 목표 충전량만 설정해 두면, 알고리즘이 싯가가 가장 싼 황금 시간대를 스스로 찾아 배터리를 알아서 충전해 채워줍니다. 회사는 이렇게 통제권을 얻은 수십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를 거대한 가상 발전소(VPP)처럼 전력망에 밸런싱 자원으로 내다 팔고, 그 수익으로 고객에게 파격적인 심야 단가를 보장하죠.
영국에 진출한 완성차업체들이 고객 충전 혜택을 위해 이들과 결합 제휴를 맺을 정도니, 소비자가 매일 밤 소중한 차량 배터리 제어를 온전히 맡기는 곳은 이제 하드웨어를 만든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에너지를 통제하는 플랫폼 기업일지도...!
근데 이때 에너지는 좌뇌로 시작해 우뇌로 마무리하는 긍정 에너지라면 믿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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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가성비일까요, 아니면 압도적인 디자인일까요?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자동차 브랜드 'CEER'의 대답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들의 무기는 다름 아닌 '국가'였습니다.
최근 리야드에 공개된 CEER의 첫 모델 'EXOBOT'의 가격은 약 1억 5천만 원입니다. 지난해 사우디 판매 1위였던 현대 엑센트 6대에 맞먹는 금액입니다. 이렇게 비싼 신생 차량이 어떤 경쟁력을 가졌을까요?
1. 물건이 아닌 정체성을 판다
CEER는 이름부터 보증서까지 겹겹이 사우디를 둘렀습니다. 차량에는 1932년 왕국 통일을 기리는 32개의 조명을 탑재했습니다.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사후 서비스조차 사우디의 전통적 환대 문화인 '하파와'라는 이름으로 포장했습니다. 차를 팔기도 전에 브랜드를 온전한 국가의 상징으로 격상시킨 것입니다.
2. 개별 브랜드의 실적보다 거대한 산업의 판을 짰다
CEER가 발표한 사업 목표에는 흔한 '판매 대수' 하나 적혀있지 않습니다. 대신 2034년까지 일자리 3만 개 창출, 직접 고용의 80% 자국민 채용, GDP 300억 리얄 기여, 부품 국산화 45%라는 거시적인 지표만 존재할 뿐입니다. CEER의 소유주인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자신들이 지분 70%를 보유한 현대차 합작 공장과 루시드를 같은 클러스터에 묶고, 정부의 조달 예산을 동원해 자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체의 판을 짜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한국의 포니는 치열한 수출 개척 끝에 '달리는 국가대표'라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CEER의 순서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시장 검증보다 '국가대표'의 타이틀을 먼저 쥔 이 거대한 하향식 실험은 중소형차로 대중 시장에 나설 2030년 즈음에야 진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시장의 냉혹한 셈법을 국가의 자본과 상징성이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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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중국의 ‘소거인’ 기업 중제자동차부품Zhongjie의 바르셀로나 법인이 글로벌 Tier 1 부품사로부터 연간 1,300만 개가 넘는 냉각계통 부품 수주를 따냈다. 국내에서는 중국 자동차 산업을 두고 “한국 완성차가 이미 뒤처졌다”는 체념과 “중국은 정부 보조금 덕분에 강하다”는 통념이 공존한다. 하지만 두 시선 모두 완성차 브랜드와 정부만 바라볼 뿐, 그 사이를 지탱하는 부품 공급망은 놓치고 있다.
중국이 부품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눈을 뜬 계기는 2018년 미국의 ZTE 제재였다. 핵심 부품 기반이 흔들리면 산업 전체가 멈춘다는 사실을 확인한 중국 정부는 대형 국책사업이나 빅펀드의 손길이 닿지 않는 틈새 부품사를 키우기 위해 소거인(작은 거인) 제도를 본격화했다. 특정 부품·소재·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가 지정 중소기업으로, 2025년까지 전체 중소기업의 0.03%에 해당하는 1만 7,600곳이 선발됐다. 제조업이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기술을 현장에 이식하는 엔지니어링 서비스와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의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보고서에 등장하는 희토류 영구자석 모터 기업이나 설비 음향 AI 진단 기업은 원천 자원과 연구 성과를 실제 라인에서 돌아가는 부품과 솔루션으로 전환하는 단면을 잘 보여준다.
물론 소거인 지정이 곧 생존을 보장하는 온실은 아니다. 타이틀은 정부 지원을 받을 자격일 뿐이며, 3년마다 재심사를 거쳐 기준에 미달하면 명단에서 탈락한다. 진짜 실력은 정부 인증이 아니라 시장의 검증에서 나온다.
앞선 중제자동차부품은 개인이 최대주주인 순수 민간 기업이다. Mahle나 한온시스템 같은 글로벌 Tier 1의 까다로운 공급사 심사와 양산부품승인절차(PPAP)를 통과해 부품을 납품한다. 동시에 완성차와 상위 부품사의 거센 단가 인하 압박을 고스란히 견뎌야 하는 처지여서 2025년 순이익이 34%나 급감하기도 했다. 정부 보호로 연명하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의 원가 및 품질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납품업체라는 뜻이다. 폐쇄적인 수직계열화로 유명한 Toyota조차 중국 현지 부품사를 대거 채택하기 시작했고, 중국 전기차 특유의 18~24개월 초단기 개발 주기 역시 이처럼 촘촘하고 반응 속도가 빠른 하부 공급망에서 나온다.
이렇게 자생력을 갖춘 중국 부품사들은 이제 국경을 넘고 있다. 중제는 멕시코와 스페인에, 진룽톈위Jinlong Tianyu는 헝가리·태국·인도·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Made in EU’ 법안은 완제품을 넘어 핵심 부품의 역내 생산 비중까지 따져 묻는다. 중국산 완성차에 관세 장벽을 세우더라도, 유럽 현지에 공장을 짓고 부품을 조달하는 중국 공급사들의 침투까지 막기는 어렵다. 다만 현지 생산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유럽 측이 요구하는 합작 지분율이나 기술 이전 조건까지 현지 공장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으며, 중국 정부 역시 핵심 기술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계도 명확히 짚어야 한다. 중국 내에서도 통계 출처마다 수치 차이가 크고, 소거인 기업들이 글로벌 세부 시장의 점유율 판도를 실질적으로 뒤집었다고 단정할 만한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흐름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는 중국의 부품망이 이미 우리 산업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중제는 한온시스템에 납품하는 Tier 2 공급사이며, 그 부품은 이미 현대차와 기아 차량에 탑재되고 있다. 동일한 하위 공급사가 우리와 중국 경쟁사에 동시에 부품을 대면, 현장에서 축적된 공정 개선과 원가 절감의 과실은 경쟁사 제품에도 똑같이 반영된다.
결국 완성차 업체는 외부에서 조달할 범용 부품과 내재화해야 할 시스템 통합·검증 역량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부품사를 평가할 때도 소거인 같은 정부 타이틀에 현혹되기보다 실제 글로벌 양산 승인 이력과 균일한 품질 재현 능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한국은 FTA 네트워크 덕분에 유럽 시장 등에서 통상 조건상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제도적 자격만으로 시장 지위를 지킬 수는 없다. 중국 자동차 산업과의 진짜 격차를 읽으려면 전시장의 완성차 판매량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돌아가는 부품 공급망의 밑바닥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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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틀기 - 미국에서도 초소형 EV가?]
끝없이 뻗은 고속도로, 시야를 가리는 육중한 픽업트럭들의 나라 미국. 이곳에 최고속도 25마일(약 40km/h)짜리 초소형 전기차가 굴러다닌다면 어떨까요?
WSJ가 직접 리뷰한 Fiat의 Micro EV, '포폴리노Topolino'의 미국 도로 주행기는 모빌리티의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의 굳어진 시각에 또 한 번 유쾌한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BYD 랏코가 일본의 닫힌 생태계를 흔든 메기였다면, Fiat 포폴리노는 '크고 빠른 것이 최고'라는 미국의 오랜 신앙을 찌르는 흥미로운 실험입니다. 이 작고 느린 차가 던지는 세 가지 생각 비틀기를 따라가 볼까요?
'오버스펙'의 환상
전기차 시장의 절대적인 기준은 '더 멀리, 더 빨리'다. 완성차 업체들은 80kWh가 넘는 무거운 배터리를 달고 초고속 충전망 구축에 사활을 건다. 반면 토폴리노의 스펙은 고작 5.4kW 배터리에 주행거리 74km가 전부다. 충전도 일반 가정용 콘센트에 꽂아 4~5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WSJ 기자가 마트를 오가며 보여주듯, 우리 일상 이동의 90% 이상은 동네 반경을 벗어나지 않는 근거리 주행이다.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장거리 여행을 위해 2톤짜리 쇳덩어리와 값비싼 대용량 배터리를 매일 끌고 다닐 이유가 있을까. 토폴리노는 업계가 부추기고(?), 소비자가 이제껏 세뇌당한 'EV 주행거리 불안'이 어쩌면 허상일 수 있음을 찌른다.
다소 부족한 Form Factor?
영상 속 '돌체비타' 트림에는 문짝이 없다. 그 자리를 굵은 밧줄이 대신하고, 지붕은 캔버스 천을 손으로 걷어내야 한다. 화려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나 첨단 자율주행 같은 SDV기술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주목할 점은 피아트가 이 치명적인 스펙의 결핍을 첨단 기술로 포장하려 애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탈리아 휴양지 특유의 여유로운 감성으로 뻔뻔하게 밀어붙였다. 스펙과 기술 대신, 장난감처럼 낯설고 이질적인 폼팩터 자체가 강력한 무기가 됐다. 이동 수단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굿즈'로 접근하면 밧줄 문짝은 오히려 힙한 감성으로 소비된다.
'모두'를 버리고 '누군가'에게만
길거리에서 토폴리노를 마주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미치도록 귀엽다며 열광하거나, 도로에 끌고 나가기엔 너무 위험한 행위라며 선을 긋는다.
피아트가 이 모델을 미국에 단 300대만 선출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폴리노는 포드의 대형 SUV나 테슬라 모델 3의 파이를 뺏으려 들지 않는다. 이 차의 진짜 경쟁자는 고가의 전기 자전거, 골프 카트, 혹은 동네 마실용 세컨드카Neighborhood vehicle다. 무난하게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하는 대신, 경쟁의 룰을 완전히 바꿔 극소수의 확실한 취향을 노렸다.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해 끝없는 오버스펙 경쟁에 매몰된 시장에서, 이처럼 피아트는 가장 작고 느린 차로 '적정 기술Right-sizing'의 본질을 묻고 있습니다. 혁신은 늘 무언가를 더하는 데서만 오지 않고, 때로는 과감하게 덜어낼 때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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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Snackletter]
📍 Writer: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 근무 중인 스낵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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