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10월입니다. 저도 이제 출근합니다😭. 올 가을도 스낵이와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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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일본 헌책방에 기이한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철학서, 의학서, 에도 시대 생활사까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책들이 하루 100권씩 팔려 나갔고, 이 책들은 모두 오카야마의 한 물류센터로 배송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일본 최대 출판 도매상의 계열사가 미국으로 50톤 이상의 책을 보낸 기록도 발견되었습니다.
미국 법원에 공개된 앤트로픽 회의록에는 이 도매상과 맺은 도서 구매 계약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AI가 학습할 수 있는 순수한 사람의 글이 바닥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AI가 쓴 글이 섞이지 않은 2022년 이전의 책은 이제 더 이상 늘어나지 않습니다.
AI 기업이 책 한 권을 학습에 쓰는 비용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경우 5,000달러에 달하지만, 헌책을 활용하면 단 몇 달러에 불과합니다. 헌책을 사서 통째로 스캔하는 방식을 미국 법원이 합법으로 인정하면서, 이 거대한 거래 속에서 원저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사라졌습니다.
같은 회의록의 '성사 가능성 높음' 항목에는 한국의 출판 도매 업체 북센의 이름도 적혀 있습니다. 한국어 책조차 국내 AI 기업보다 해외 기업이 더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짜인 것입니다.
그리고 AI 이전 시대에 사람이 쓴 기록은 우리 회사 안에도 고스란히 쌓여 있습니다.
이번 스낵레터에서는 헌책 한 권에 매겨진 가격표와, 그 가격표가 한국 기업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을 따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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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에는 노천탕이 있는 야구장이 있습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통유리 너머로 경기를 지켜보는 곳이죠. 닛폰햄 파이터스는 '야구를 보는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사람들이 '야구장에 오는 이유' 그 자체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프로야구라는 단일 콘텐츠에 기대는 비즈니스의 한계를 깨닫고, 야구팬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 거대한 놀이터를 지었습니다. 심지어 구단은 새 구장의 이름에서 자기 팀의 간판마저 과감히 지워버렸습니다. 브랜드가 닿는 곳을 넓히기 위해 '이름' 대신 '경험'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 결과, 야구가 없는 날에도 236만 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삿포로돔의 서러운 세입자였던 구단은 이제 당당한 집주인이 되어, 영업이익률 25%의 압도적인 공간 비즈니스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장 비즈니스의 눈부신 성공이 곧 지역 도시의 부흥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팬을 넘어 대중을 위해 지어진 공간, 에스콘 필드의 치밀한 비즈니스 전략을 지금 스낵레터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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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폰햄 파이터스 하면 역시 '오타니 쇼헤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를 떠올릴 때마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사자성어를 곱씹게 됩니다. 낙숫물이 댓돌을 뚫어내듯, 오타니는 지루할 만큼 철저한 일상의 루틴을 하루하루 쌓아 올리며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낸 인물입니다. 그 묵묵하고 단단한 궤적이 결국 투수와 타자를 완벽히 소화하는 야구계의 '유니콘'을 탄생시켰죠.
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있어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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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복판, 5,000달러짜리 중고 스마트카 한 대가 매달 1만 2,000달러를 버는 피자가게가 되었습니다.
비싼 임대료 대신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으로 차를 옮긴 덕분입니다. 반면 도요타가 2018년에 야심 차게 발표했던 2억 7,000만 원짜리 이동형 점포 'e-Palette'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7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상용화의 첫발을 뗐습니다. 자동차가 일터가 되는 미래는 거창한 자율주행이나 소프트웨어가 결정짓지 않았습니다.
승패를 가른 핵심은 완벽함이 아닌 '여백'에 있었습니다. 제조사가 시간대별 용도까지 빽빽하게 정해둔 억지스러운 설계는 시장과 어긋났지만, 바닥에 볼트 구멍만 뚫어둔 1,900만 원짜리 픽업트럭 'Hilux Champ'는 달랐습니다. 최종 용도를 사용자에게 맡기자, 차는 곧장 직판장이 되고 카페가 되었습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의도적 미완성(Incomplete by Design)'이라고 부릅니다.
제품의 진정한 가치는 공장이 아니라, 사용자가 빈칸을 채우며 쓰는 순간 완성된다는 의미입니다. 브랜드가 쓴 완벽한 각본을 사용자에게 강요할 것인가, 아니면 사용자가 먼저 낸 길을 묵묵히 뒤따라 받쳐줄 것인가.
차가 진짜 일터로 기능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멈춰 있는 차의 가치와 브랜드가 남겨야 할 여백의 미학을 지금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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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틀기] 주류 테크 산업의 맹신
우리는 '불편함'을 통제하고 없애면 삶이 윤택해질 것이라 믿어왔습니다. 주류 테크 산업은 이러한 맹신을 동력 삼아 우리 일상의 모든 마찰을 매끄럽게 지워냈습니다. 버튼 하나로 원하는 것을 얻고, 직각과 흠집이 사라진 매끈한 기기들로 세상을 통제하며, 희귀한 취향마저 알고리즘을 통해 수백만 명과 즉각적으로 공유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완벽한 편리함의 끝에서, 우리는 왜 종종 무기력과 허무함을 마주하게 될까요?
어쩌면 삶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가 그토록 기술을 통해 소거하려 했던 '마찰력' 속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할 때 비로소 빚어지는 고유한 서사, 거칠고 불규칙한 질감(텍스처)이 주는 미학, 남들이 쉽게 닿지 못하기에 빛나던 희소성의 가치.
'무한한 편의'와 '초연결'이라는 혁신의 이름 아래, 우리는 인생을 다채롭게 만들던 삶의 텍스처마저 통째로 반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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