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연휴입니다. 그러나 이를 모르고 월요일 출근을 준비하고 계셨다면, 스낵이와 같이 하세요. 저도 무의식에 레터 발송을 월요일로 세팅했더군요. 아차 싶었지만, 뭐 어때요!
*스낵레터 출처 중 유료/IP문제로 직접 공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스낵이도 이럴 경우 별도로 다운로드된 pdf나 해석된 word 파일 등 추가된 정보를 받아서 분석해요. 특히 꼭 공유해야겠다 싶은 좋은 내용은 법률상 문제가 없는 선에서 제 생각을 담아서 '해석'하는 가공의 단계를 거치고 있답니다. url의 경우는 웬만하면 꼭 삽입하니 아쉬워마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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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키우세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42년 캠페인의 헤리티지 전환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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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키우세요?”
유한킴벌리의 42년 된 숲 캠페인이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냥이는 집고양이가 아닙니다. 숲에 사는 삵입니다.
다람쥐는 숲을 ‘도토리 맛집’으로 소개하고, 반달가슴곰은 ‘숲세권 집 자랑’을 합니다. 노루는 1990년대 CF 기억을 다시 불러오고, 담비는 귀여운 얼굴 뒤에 숨은 생태계의 질서를 보여줍니다.
이 광고가 흥미로운 이유는 동물이 귀여워서가 아닙니다. 42년 된 브랜드 캠페인이 자기 헤리티지를 오늘의 말투로 다시 꺼내는 법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좋은 평판은 브랜드를 믿게 만듭니다. 하지만 잘 쓰인 헤리티지는 브랜드를 다시 보게 만듭니다. 오래된 캠페인이 어떻게 다시 생기를 얻었는지, 아래 글에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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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가 파는 BYD
아프리카 자동차 유통을 쥐는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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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에 가면 "BYD by CFAO Mobility Kenya"라는 매장이 있습니다. BYD 케냐 공식 홈페이지의 운영 주체도 CFAO Mobility예요.
"local Toyota dealer."
르완다도, 나이지리아도, 가봉도, 베냉도, 마다가스카르도 마찬가지예요. 16개 아프리카 국가에서 BYD가 같은 회사를 통해 팔리고 있습니다.
그 CFAO를 도요타가 가지고 있어요. 정확히는 도요타의 종합상사 자회사 도요타통상입니다. 중국 EV가 일본 자본의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는 뜻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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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AO는 어떤 회사인가
CFAO는 아프리카 최대 자동차 유통 네트워크입니다. 아프리카 38개국에 진출해 있고, 2024년 매출 84억 유로, 직원 21,000명입니다. 1852년 프랑스 무역상사로 출발해 1913년 아프리카 최초의 포드 Model T 딜러로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어요.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산업 지도에서 빠질 수 없는 이름입니다.
자동차만 다루지 않습니다. 의약품 도매, 음료와 소비재 생산, 재생에너지까지 다루는 다업종 종합 유통회사예요. 발전소를 짓고, 그 전기로 EV 충전소를 운영하고, BYD 전기차까지 팝니다. 가치사슬 전체가 한 그룹 안에 들어 있습니다.
도요타가 사들였다
2012년 도요타통상이 CFAO 지분을 인수했고, 2016년 100% 자회사로 만들었습니다. 투자액은 2,345억 엔. 도요타통상 사상 최대 투자였어요.
결정적인 사건은 그 다음에 있었습니다. 2019년 1월, 도요타자동차가 아프리카 시장 영업 전체를 도요타통상에 이관했어요. 도요타자동차 본사는 아프리카 영업을 더 이상 직접 하지 않습니다. 도요타통상과 CFAO 체제에 일임했어요. 일본 자동차 산업에서 이런 전면 이관은 드문 일입니다.
그런데 BYD가 들어왔다
2020년대 들어 BYD가 케냐, 나이지리아, 르완다, 가봉, 베냉, 마다가스카르 등 16개국에서 CFAO 채널을 통해 진출했어요. 자체 매장이 아닌, 도요타가 100% 소유한 CFAO의 LOXEA 채널을 통해서요. 도요타통상이 자기 경쟁자를 자기 매장에 들인 셈입니다.
유통은 OEM과 다른 논리로 움직인다
OEM은 자기 브랜드의 점유율을 신경 씁니다. 하지만 유통은 마진을 따라 움직여요. CFAO는 도요타 하이브리드도 BYD EV도 같은 매장에서 팝니다. 아프리카 EV 전환은 어차피 일어날 일이고, 그 마진을 누가 가져갈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게다가 CFAO는 Eurus Energy와 합작해 재생에너지 회사 AEOLUS도 운영합니다. 발전, 충전 인프라, EV 판매까지 한 그룹 안에서 다 합니다. BYD를 입점시키는 건 그 가치사슬을 완성하는 일이기도 해요. 차가 어디서 만들어졌든, 마진은 일본 자본에 들어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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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라는 일본의 무기
종합상사 본인도 인정합니다.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마루베니가 자체 리포트에서 "다른 나라들이 종합상사를 만들어보려 했지만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고 적었어요. 100년 누적된 인프라 자본은 단기간에 복제되지 않습니다.
도요타통상 아프리카 사업총괄 히라타가 닛케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프리카 54개국에서 모두 잘할 수는 없다. 같은 게 모든 사업 영역에도 적용된다. 국가-사업 매트릭스로 리스크를 커버하는 게 아프리카 비즈니스의 최선이라고 본다." 자동차 한 영역만 보는 OEM의 시야와는 다른 풍경입니다.
중국은 만들지 않고 빌렸다
중국은 종합상사를 만들지 않았어요. 대신 만들어진 것을 빌렸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이미 있는 채널에 마진을 주고 입점하는 방식입니다. 종합상사를 만드는 데 100년이 걸리지만, 그 채널에 들어가는 건 협상 한 번이면 됩니다.
대형 시장에서는 직접 진출도 합니다. 남아공에서 Chery가 닛산 Rosslyn 공장을 인수하는 식이에요. 시장이 크니 자체 인프라 ROI가 나옵니다. 그 외 중소형 시장에서는 CFAO를 빌려쓰는 이원화 전략입니다.
한국이 서 있는 자리
길은 두 갈래예요. 만들거나, 빌리거나.
자체 유통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면 시간과 자본이 막대합니다. CFAO 같은 채널에 입점하면 빠르지만, 그건 일본 자본의 마진을 인정하는 일이기도 해요.
인도 타타의 사례가 참고할 만합니다. 2019년 남아공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했던 타타는 2025년 재진입할 때 자체 그룹 채널 대신 Motus라는 외부 유통사와 손잡았어요. Motus는 현대·기아가 쓰는 채널이기도 합니다.
차를 만드는 일은 한국이 잘합니다. 차가 팔릴 때 마진은 누구에게 떨어지는가. 다음 10년의 질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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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50년, 아시아가 만든 정상의 자리
일본의 기술과 중국의 공장이 애플 제국을 어떻게 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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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늘 캘리포니아의 언어로 말해졌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무대, 조너선 아이브의 디자인, 실리콘밸리의 혁신 신화.
하지만 아이폰이 손안에 들어오기까지, 그 신화는 훨씬 더 먼 곳을 지나왔습니다. 일본 장인의 연마 기술, 샤프의 생산 라인, 중국 선전과 정저우의 거대한 공장들. 애플의 제품은 캘리포니아에서 기획됐지만, 애플의 힘은 아시아의 제조 현장에서 단련됐습니다.
FT는 애플 50주년을 맞아 이 익숙한 성공담을 다른 방향에서 읽습니다. 애플은 어떻게 일본의 정밀한 제조 노하우를 흡수했고, 어떻게 중국의 생산 역량을 세계 최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을까요. 그리고 그 과정은 애플에게만 유리한 게임으로 끝났을까요.
어쩌면 애플이 만든 가장 큰 발명은 아이폰이 아니라, 아이폰을 끝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공급망이라는 시스템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그 시스템이 이제 애플만의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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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틀기] 소유에 관한 또 다른 관점
예전 스낵레터에서 필리핀 외식 공룡 '졸리비'가 왜 이렇게 한국 브랜드를 잇달아 쇼핑하는지 다루면서 그 숨은 의도를 함께 고민해 본 적이 있었죠. 이번 영상을 보니 그 퍼즐이 아주 명확하게 맞춰지는 기분이에요. 결국 졸리비가 K-브랜드를 품에 안고 얻어낸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순한 장부상의 매출이 아니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만으로도 마케팅이 되는 'K-프리미엄'이라는 든든한 라벨,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한국 외식 시장에서 3,000개 이상의 매장을 굴리며 단련된 압도적인 운영 시스템(IT, 물류, 가맹 관리 등)을 통째로 이식받았다는 점이죠.
여기서 우리는 아주 흥미로운 '생각 비틀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졸리비의 이런 행보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날카로운 질문은 바로 "이제 무엇을 소유해야 하는가?"이거든요. 그 해답은 바로 '에셋 라이트Asset-Light' 관점의 생태계 전략에 있습니다. 졸리비는 수많은 매장의 부동산이나 무거운 하드웨어 자산을 직접 사들인 게 아니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백스테이지의 고도화된 표준 운영 매뉴얼(SOP)과 브랜드 IP라는 무형의 알맹이만 핀셋처럼 쏙 골라 담은 거죠.
이러한 똑똑한 덜어내기는 지금 가장 강력한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해요. 버거킹과 파파이스, 팀홀튼을 운영하는 글로벌 외식 공룡 RBI(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의 최근 행보도 아주 좋은 예시입니다. RBI는 전체 매장의 90% 이상을 가맹점으로 두는 극단적인 에셋 라이트 모델로 유명한데요. 최근 미국 내 최대 버거킹 가맹점 운영사인 캐롤스(Carrols)의 매장 1,000여 개를 인수했지만, 이 매장들의 부동산을 영구적으로 '소유'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본사 주도로 매장 인테리어와 시스템을 빠르게 고도화한 뒤,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다시 가맹점주들에게 매각Refranchising해 본사의 짐을 가볍게 유지하겠다고 선언했거든요. 무거운 오프라인 자산은 털어내고, 오직 '브랜드의 매력과 시스템의 통제권'만 꽉 쥐겠다는 겁니다.
이제 브랜딩의 승부처는 막대한 자본을 들여 거대한 물리적 공간이나 인프라를 직접 쥐고 있는 것에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물리적인 짐은 한없이 가볍게 덜어내고, 그 위를 흐르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고객의 경험을 빈틈없이 조율하며 지배력을 넓혀가는 '보이지 않는 혁신'. 우리도 눈을 돌려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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