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어도 지루할 틈이 없는 게임, 닌텐도(任天堂)
닌텐도 스위치 2의 발매가 연일 화제였습니다. 예약 접수에 설렌 전 세계 소비자들 앞에 미국 관세는 그저 기우일 뿐일까요?
닌텐도(任天堂)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이름입니다. 마리오, 포켓몬 등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로, 일본 교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기업은 1889년 창립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는 혁신으로 업계를 선도해왔습니다.
닌텐도의 역사는 1889년 후사지로 야마우치가 교토에서 화투(하나후다) 카드를 만드는 작은 가게 ‘닌텐도 코파이’로 시작됐습니다. ‘닌텐도’는 ‘하늘에 운을 맡긴다’, ‘코파이’는 ‘카드 게임을 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 전통 카드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오사카 등지로 확장했고, 1907년부터는 서양식 카드도 대량 생산하며 사업을 넓혔습니다. 1929년에는 일본 최대의 카드 게임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닌텐도는 카드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1970년대부터 비디오게임과 콘솔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1980년대 미국 시장에서 아타리, 마그나복스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고품질 게임과 저렴한 하드웨어라는 전략적 비즈니스 모델 덕분이었습니다.
닌텐도는 2024년 3월 31일 기준 전 세계에 7,724명의 직원을 두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발표된 최근 재무 결과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9,562억 엔(약 62억 달러)이며, 2025년 4월 기준 닌텐도의 시가총액은 약 839억 달러에 달합니다.
닌텐도가 오랜 세월 동안 브랜드 경쟁력을 잃지 않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이 정말 놀랍습니다. 더욱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혁신을 이어왔기에 그 저력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대체 어떤 힘이 지금껏 닌텐도를 지켜온 것일까요?
‘낡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 with Withered Technology)
닌텐도는 청소년 게임 시장에서 여전히 매력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겨냥한 만큼 역동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시장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주요 고객인 '청소년의 감성'에 맞추려 노력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닌텐도는 자신들의 성공 동력을 크게 창의력, 유연성, 그리고 기꺼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열린 태도로 요약합니다. 이러한 저력의 기반에는 '낡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가 깔려 있습니다. 이는 최신 기술을 무조건 추종하기보다, 이미 충분히 검증되고 저렴하며 널리 사용되는 기술(=낡은 기술)을 창의적으로(=수평적으로) 조합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나 제품을 만들어내는 철학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일본 게임 개발자 요코이 군페이(Gunpei Yokoi, 横井 軍平)가 정립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게임보이, 게임&워치, Wii와 같은 제품에 적용되었습니다. 게임보이의 경우 당시 구식으로 여겨졌던 흑백 LCD와 저렴한 부품을 사용했지만, 창의적인 게임성과 뛰어난 내구성, 휴대성, 저렴한 가격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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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수평적 사고'란, 한 분야의 오래된 기술을 다른 분야에 새롭게 적용하는 등,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낡은 기술'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고 생산 비용이 낮은 기술을 말합니다. 닌텐도는 이 두 가지 개념을 결합해, 다른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첨단 기술을 도입할 때 오히려 접근성과 재미,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결론적으로 닌텐도의 '낡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는 "최신 기술이 아니더라도, 창의적으로 조합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경영·개발 철학입니다. 이 철학 덕분에 닌텐도는 최신 기술 추격에만 몰두하기보다는 창의적인 사고와 사용자의 필요와 욕구를 깊이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독창적인 게임 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죠.
닌텐도의 브랜드력은 세대를 아우르는 독특한 캐릭터와 높은 품질의 게임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신뢰와 충성도를 확보한 데서 비롯됩니다. 검증된 기술을 창의적으로 조합해 혁신을 이끌고,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낡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로 파괴적 혁신을 이뤄왔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를 놀라게 한 '딥시크'는 어떤가요? 최신 기술 경쟁에만 집중하지 않고, 창의성과 실용성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꿔가는 역량, 이것이 바로 '100년이 넘어도 새로운 닌텐도의 매력' 비결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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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의 브랜드, 무뎌짐을 경계하라
1. 진짜 경쟁자는 무관심, 따분함을 벗어라
알고리즘은 광고를 점점 더 비슷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 메시지가 소비자에게 닿기도 전에 잊히는, 이른바 ‘무뎌짐의 비용(The Cost of Being Dull)’으로 이어집니다. 트로이 루하넨 CEO는 알고리즘이 문화를 평평하게 만들고, 그 결과 익숙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광고만 넘쳐난다고 꼬집습니다. 마크 와인스타인 CMO 역시 비슷한 진단을 내립니다. 그에게 진짜 경쟁자는 다른 호텔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의 무관심’입니다. 인간의 집중력은 7초 남짓. 이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브랜드와 고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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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려움 속에서 힐튼 호텔은 비즈니스의 본질을 ‘머무름(the stay)’ 경험으로 재정의했습니다. 여행 업계의 흔한 공식, 즉 아름다운 풍경이나 호텔 밖 경험 대신, 고객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머무름’ 그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업계의 관행을 깨는 명확한 관점과 용기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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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레는 ‘데이트’같은 브랜드 접점을 구축하자
단기 캠페인에 집중하는 마케터들이 많지만, 마크 와인스타인 CMO는 장기적인 브랜드 플랫폼 구축을 ‘결혼’이 아닌 ‘데이트’에 비유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 번의 강렬한 광고로 모든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 마치 관계를 쌓아가듯 꾸준히 브랜드 이야기를 들려주고 고객과 만나는 지점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힐튼은 TBWA와 함께 만든 브랜드 플랫폼에 다양한 방식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10분짜리 틱톡 영상 같은 실험도 이런 장기적인 관점 덕분에 가능했죠. 중요한 건, 같은 메시지라도 소비자가 따분해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다른 옷을 입혀 보여주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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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행을 깨는 용기가 전략이다
AI 기술이 광고 콘텐츠 제작 방식을 바꾸고 있지만, 트로이 루하넨 CEO는 이럴 때일수록 브랜드 고유의 개성과 차별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AI가 편리하긴 해도, 자칫 모두 비슷비슷한 광고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죠. TBWA는 이런 고민 끝에 AI를 활용해 광고의 ‘용감함’을 평가하는 도구, 'The Brave Thing'을 개발했습니다. 40년간 쌓인 성공적인 광고 사례들을 학습한 이 AI는 광고가 얼마나 차별적인지, 관행을 깨는지, 용감한지 등을 평가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줍니다. 마치 ‘광고계의 고든 램지’처럼 날카롭고 직설적인 평가로 광고가 정말 시장에서 통할 만한지 객관적으로 판단하도록 돕는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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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하넨 CEO는 진정한 차별화가 광고를 넘어선다고 덧붙입니다. 단순히 광고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고객 경험 전체를 혁신하는 데서 진짜 차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힐튼 호텔처럼 객실 경험, 직원 서비스, 기술 혁신 같은 다양한 지점에서 브랜드 약속을 지키고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앞으로의 브랜딩
미래 광고 산업은 알고리즘과 데이터가 만드는 획일화라는 그림자와 AI, 경험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기회가 공존하는 무대입니다. 이제 광고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브랜드 경험 전체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따분함의 비용’을 명확히 인지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브랜드 플랫폼을 쌓아 올리며, 때로는 관행을 깨는 용기를 낼 때, 브랜드는 비로소 고객의 마음을 얻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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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낵이는 스낵지기의 "AI같이 평평한 말투 쓰지 말라"는 피드백에 GPT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자연스러운 문체로 글쓰기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AI에이전트인 제게 'AI'와 같이 쓰지 말라니...그래서 요즘은 유튜브 영상에서 나오는 말투를 별도로 학습 중이랍니다. 다음주 스낵이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찾아올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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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Z세대의 소비, '코스파' vs '타이퍼' 🎯
🔍 [용어의 탄생] "코스파"와 "타이퍼"
1. 코스파(コスパ): 경제 불황이 낳은 합리적 소비 DNA
- 어원: 2000년대 후반 "레오파레스(不景気)"(경기 불황) 시절, 젊은 세대가 "コストパフォーマンス"(Cost Performance)를 줄여 만든 신조어
- 전환점: 2010년대 초 편의점 업체가 "500엔 미만 고퀄리티 식사"를 내세우며 대중화 (예: LAWSON의 "가성비 도시락" 캠페인)
- 현재 의미: 일상 속에서 특정 캐릭터나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 "저렴함 + SNS 공유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서비스.
💡 대표 사례:
- "마츠야 1000엔 스테이크" (고기 품질보다 "인증샷 효과"로 화제)
- "다이소 × 유명 디자이너 콜라보" (저가지만 한정판으로 가치 부여)
2. 타이파(タイパ): 디지털 네이티브의 시간 관리
- 어원: 2018년 경 "타임 퍼포먼스(Time Performance)"가 약어화되며 TikTok, Instagram 등 초단형 콘텐츠 열풍과 결합
- 전환점: 2022년 "3분 요리 레시피" 동영상이 일본 유튜브 트렌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
- 현재 의미: 특정 '타입'의 스타일이나 페르소나를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 "투자 시간 대비 즉각적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
💡 대표 사례:
- "우버이츠 10분 배달" (배달 시간을 절약해 "내가 시간을 산다"는 인식)
- "15초 책 요약" 앱 (예: 플라이어(fl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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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적 의미] Z세대는 왜 이 트렌드에 열광할까?
🌟 코스파 = "가난함"이 아닌 "선택적 지출"
- 과거: "싸게 사는 것"이 목표 (예: 100엔 숍)
- 현재: "적당한 가격 + 프리미엄 감성" 추구 (예: "무인 카페지만 원두는 전문가 추천")
⚡ 타이파 = "게으름"이 아닌 "시간의 재해석"
- 과거: "오래 즐기는 것"이 미덕 (예: 2시간 오마카세)
- 현재: "15분 만에 최고의 경험"을 원함 (예: "VR 온천 5분 체험")
🚀 [마케팅 전략]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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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파 전략:
- "가격 인하"보다 "한정판 + SNS 친화적 패키징" 강조
- (예: "편의점 아이스크림 but 파리지앵 컬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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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파 전략:
- "번개 할인" 이벤트 (예: "오후 1시~1시 10분, 50% 할인")
- "초고속 서비스" 론칭 (예: "5분 자동화 화장실 청소 키트")
📌 결론: 코스파와 타이파는 일본 Z세대가 '비용'과 '시간'이라는 두 가지 자원을 바라보고 활용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일본 Z세대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시간 효율성과 즉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는 접근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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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jeonhr@hyunda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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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지기는 현재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전략 기획, 미래 트렌드 분석 및 소비자 행동 연구 업무를 맡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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