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11월 24일입니다. 스낵이가 요즘 전같은 성능을 내지 않습니다. 대신 극강의 효율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제 녀석이 성장의 변곡점을 맞는 걸까요? 오늘 스낵이는 인간에 초점을 두고 준비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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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ssus#Company Dispat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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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루팡은 1명도 없다?
전 Stripe, Figma 직원이 2달간 경험한 커서(Cursor) 본사 이야기
초기 Stripe나 Figma에서 느껴졌던 색다름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AI 네이티브 시대를 이끌 '제너레이셔널 컴퍼니generational company'가 될 가능성을 지닌 커서입니다. Colossus의 한 멤버가 두 달간 커서에 합류해 내부에서 느낀 인상과 문화를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짧게 요약했습니다.
🏛️ 1. 사무실에 로고가 없어요 (feat. 분필, AI 셰프)
커서의 샌프란시스코 본사는 흔한 스타트업과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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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로고, Yes 분필 : 회사 로고도 , 포스터도, 흔한 굿즈도 없습니다. 대신 화이트보드가 아닌 '칠판'을 고집하며 최고의 분필을 공수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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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하는' 문화 : 86%가 사무실로 출근하는 강력한 대면 문화입니다. 정해진 회의는 거의 없고 , 문서보다는 '구어(spoken-word) 문화'가 강해 어깨를 톡톡 치며 즉석에서 토론이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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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셰프 : 셰프인 Fausto는 주 6일 점심을 제공합니다. 메뉴 짜는 것이 힘들어 그만두려 하자, 팀원이 'AI 메뉴 생성기'를 만들어줬을 정도입니다.
🚀 2. 거절은 대화의 시작일 뿐 (집요한 채용)
커서의 채용은 '다른 레벨'에 있습니다. 직무 명세서(Job spec)가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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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웜(Swarm) 전략 : 1) #hiring-ideas 채널에 정말 뛰어난 사람의 이름을 올리고, 2) 팀 전체가 그에게 '떼로' 달려들어 관심을 보이며, 3) 상호 합의가 되면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하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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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방식도 독특 : 스톡홀름에서 커서 워크숍을 열던 사람, 새벽까지 Cursor로 코딩하던 헤비 유저를 찾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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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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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행 비행기 2번 : 한 개발자(Lukas Möller)가 제안을 거절하자, 창업자들은 "‘아니오’는 종종 대화의 시작일 뿐"이라며 1년 뒤 다시 독일로 날아가 그를 샌프란시스코로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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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머신 : 6개월간 커피챗에도 움직이지 않던 인재(Jordan MacDonald)가 새집으로 이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연락해 그녀가 원하던 에스프레소 머신을 집으로 배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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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ssus#Company Dispat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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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무능함이 보이지 않는 곳 (IC 하우스와 애어른들)
커서는 '역대급 재능 밀도(Talent Density)'를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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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가 왕이다 : 커서는 '실무자(IC, Individual Contributor)들의 안식처'를 표방합니다. 관리자에게 의존하기보다 개인이 주도적으로 일을 해결하며, IC는 회사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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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어른 문화 : 평균 연령은 낮지만, 모두가 성숙하고 전문적입니다. 아이디어는 실리콘밸리 역사, 세계사, 예술 등 폭넓은 레퍼런스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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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한 대응 : 장애가 발생해도 동요하거나 패닉에 빠지지 않습니다. 담당자가 #general 채널에 사과문을 올리자, 비난 대신 ♥️ 이모티콘과 "되돌릴 준비가 되어 있어 다행이었다"는 차분한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 4. 9-9-6가 아닌 자발적 몰입
흔히 커서를 '9-9-6'(오전 9시~오후 9시, 주 6일 근무)로 오해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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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는 없다 : 회사의 강요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하고, 뛰어난 동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자발적으로 늦게까지, 혹은 주말에 일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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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을 높이는 일 : 커서는 '코딩의 민주화'(바닥을 낮추는 일)가 아닌, 최고의 개발자들을 위한 '천장을 높이는 일'에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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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zz'와 'Dogfoo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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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fooding : 모든 직원이 항상 커서 제품을 사용합니다. 로드맵은 "내가 이 기능이 필요해서"라는 이유로 만들어질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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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zz : 주요 출시 직전, 모두가 한방에 모여 60분간 조용히 제품을 '부수기 위해' 버그와 엣지 케이스를 찾아내는 리추얼입니다.
🎯 5. 돈이 아니라, 미션이 보상이다
이 모든 열정과 강도는 무엇을 위한 걸까요? 커서의 보상은 '미션의 성취'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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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미션 : 표면적으로는 개발자 생산성을 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세상의 기반이 되는 코드 생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류의 발전이 결국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능력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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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이야기는 0 : $100mn ARR(Annual Recurring Revenue, 연간반복(구독)매출)을 달성한 날에도, 사무실 대화는 평소와 다름없었습니다.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부자가 되어 살고 싶은 집이나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직원이 거의 없습니다.
만약 이들이 내일 당장 은퇴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번다고 해도, 그들은 지금 커서에서 하는 일을 똑같이 하고 있을 겁니다.
*커서의 채용/조직문화에서 안타까운점은... 사진에서도 알겠지만 여성 직원의 수가 현저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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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ssus#Company Dispat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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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짜리 전기차를 3천만 원에 줍줍?
🇨🇳 중국 Z세대의 '폐허 덕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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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만약 '1억 5천만 원짜리 최고급 전기차'를 '3천만 원'에 살 수 있다면 어떠신가요? 단, 치명적인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제조사가 망했습니다."
서버는 언제 꺼질지 모르고, 공식 A/S 센터는 문을 닫았습니다. 보통 사람라면 "미쳤어?"라고 할 이 상황에서, 중국의 Z세대는 눈을 반짝이며 지갑을 엽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무너진 시장의 잔해 속에서 보물을 찾아내는, '폐토도금(废土淘金, 폐허에서 금 캐기)' 트렌드입니다.
🚗 Part 1. '전자 고아'를 입양하는 아이들
상하이 외곽의 중고차 매장, 마치 우주선 같은 차가 서 있습니다. 이름은 '하이파이 XHiPhi X'. 22인치 휠에, 문이 6개로 쪼개져 열리고, 헤드램프가 횡단보도를 바닥에 그려주는 오버 테크놀로지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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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출시가: 73만 위안 (약 1억 4,6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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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현재가: 18만 위안 (약 3,6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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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율: -75% 📉
제조사인 '가오허'가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이 차들은 부모 잃은 '전자 고아Electronic Orphan'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25세의 심천 IT 개발자는 망설임 없이 이 차를 삽니다. 그의 논리는 명쾌합니다.
"회사는 망했지만 차는 멀쩡하잖아요? 1억짜리 하차감을 3천만 원에 사는 셈이죠."
🛠️ Part 2. 브랜드는 죽고, '사양서'만 남았다
이들이 겁 없는 소비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양서Spec Sheet'에 대한 믿음입니다. 중국 Z세대는 브랜드의 '이름값'을 믿지 않습니다. 대신 그 차를 구성하는 '부품'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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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CATL 100kWh니까 10년은 거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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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셋: "퀄컴 스냅드래곤 8295 칩이 들어갔으니 성능은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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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 "더블 위시본 구조? 이건 물리적으로 검증된 거야."
브랜드 로고가 사라져도, 세계 1위 배터리 회사(CATL)와 반도체 회사(퀄컴)의 부품은 남습니다.
"브랜드는 껍데기일 뿐, 본질은 부품이다."
이것이 스마트폰 스펙 비교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자동차를 사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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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 3. 회사가 떠난 자리를 '덕력'으로 채우다
"그럼 고장 나면 어떡해?"라는 질문에 그들은 커뮤니티로 답합니다.
제조사가 사라져 공식 매뉴얼을 구할 수 없게 되자, 유저들은 스스로 움직였습니다. 한 유저는 '차량 완전 분해 가이드' 영상을 찍어 올리고(조회수 50만!), 능력자들은 '사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해 배포합니다.
망해버린 회사의 차주들은 이제 단순한 소비자가 아닙니다. 서로 정비 지식을 나누고, 부품을 구해주며 끈끈한 '생존 공동체'를 형성합니다. "우리는 회사 없이도 차를 굴릴 수 있다"는 묘한 성취감까지 느끼면서요.
🥫 Part 4. 라이프스타일이 된 '폐허 발굴'
이런 현상은 자동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중국 Z세대는 소비 생활 전반에서 '시스템의 빈틈'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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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식품(유통기한 임박): 4만 원짜리 수입 올리브유가 유통기한 임박으로 8천 원에 풀리면 '득템'이라며 환호합니다. "어차피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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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체(가성비 대체품): 수백만 원짜리 명품 패딩 대신, 보온성 확실한 '군용 솜 외투'를 입습니다. "따뜻하면 장땡, 브랜드가 밥 먹여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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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노브랜드): 유명 브랜드 과자 대신 공장에서 직납품된 로고 없는 과자를 사 먹습니다.
경제적 압박(취업난, 996 근무) 속에서 시작된 짠내 나는 소비 같지만, 이면에는 나는 마케팅 상술에 속지 않는다는 주체적인 자부심이 깔려 있습니다.
💡 Insight: 브랜드 권위의 해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불황형 소비'가 아닙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의 권위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입니다.
과거에는 브랜드가 "우리를 믿으세요"라며 품질을 보증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 것을 목격한 Z세대는 깨달았습니다. 브랜드의 약속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요.
이제 그들은 묻습니다.
"화려한 로고와 광고를 걷어내고 나면, 당신의 제품엔 무엇이 남습니까?"
폐허 속에서 금을 캐는 그들의 모습은, 전 세계 모든 브랜드에게 실질적인 가치와 투명성을 증명하라는 서늘한 경고장일지도 모릅니다.
🥡 오늘의 스낵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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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 중국 Z세대는 파산한 전기차(하이파이 등)를 75% 할인된 가격에 '줍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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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브랜드 로고보다 배터리(CATL), 모터 등 확실한 '하드웨어 스펙'을 신뢰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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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A/S가 없어도 커뮤니티 집단지성으로 수리하고 튜닝하며 자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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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브랜드 거품을 걷어내고 본질적 가치만 취하는 '브랜드 권위의 해체'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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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 다가온 미래, 휴머노이드]
일본의 음악가 시부야 케이이치로가 17년 전 사별한 아내를 안드로이드로 되살려 무대에 세운 '안드로이드 오페라'를 소개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죽은 이를 복제하는 기술적 시도가 아니라, 생전 아내와 했던 "새로운 음악을 함께 만들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예술적 여정입니다. 시부야는 "기술의 목적은 생물학적 부활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무대 위에서 최첨단 안드로이드와 1,200년 된 불경을 외는 승려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죽음과 재생, 그리고 영원함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줍니다.
차가운 금속의 로봇을 통해 가장 뜨거운 그리움과 치유의 과정을 보여주는 이 영상은, AI 시대에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어루만질 수 있는지에 대한 훌륭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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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살이 - 무심과 무관심은 다르다]
토요일 우동살이 정모에 다녀왔습니다. 주로 금요일 오후에 라이브를 하기 때문에 잘 들을 순 없지만, 어쩌다 듣게 되면 숨죽여 경식님의 책 낭독과 동우님의 해석에 몰입합니다. 우연히 정모 소식을 들었고, 집에서 가까운 '해금서가'에서 한다는 소식에 용기내어 신청했습니다. 정모에서 읽은 책은 박완서 작가의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입니다. 그녀도 굴곡진 인생을 살았기에 진정한 의미에서 '마음(心)'에 대한 고찰이 많은데, 유독 이 책은 날것의 마음을 읽기 좋은 책입니다. 약 4시간에 걸쳐 책에서 읽은 좋은 문구와 그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중 스낵 여러분과도 나누면 좋을 문구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 커서 만일 부자가 되더라도 자기가 속한 사회의 일반적인 수준에 자기 생활을 조화시킬 양식을 가진 사람이 되기를. 부자가 못 되더라도 검소한 생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되 인색하지는 않기를. 아는 것이 많되 아는 것이 코끝에 걸려 있지 않고 내부에 안정되어 있기를. 무던하기를. 멋쟁이기를......" - 책 p.381에서
박완서님의 자녀에 관한 생각은 곧 인간에 대한 상(像)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인간에 바라는 마음 가운데 '무심(無心)'을 생각했습니다. 무던하기를 바라는 마음 말입니다. 이는 무관심(無關心)하는 말이 아닙니다. 무심은 "담담하지만 연결되어 있는" 상태이고, 무관심은 "연결 자체가 없는" 상태입니다. 무심한 사람은 필요한 순간에는 반응하고 행동하지만, 무관심한 사람은 상대가 어떤 상황에 있든 반응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관계 갈등은 이 둘을 혼동하는 데서 발생합니다. 상대의 무심한 태도를 무관심으로 오해하거나, 반대로 무관심을 단순한 무심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무관심은 자기만을 위한 태도입니다. 그러나 무심은 자기를 죽이고 상대를 위하는 마음입니다. 님은 자신이 바라는 또는 자신에게 바라는 '인간으로서의 상(理想的 人間像)'이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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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지기는 현재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낵레터는 업무 상 보안 이슈 없는 내용으로 기술/작성되었고,
AI 보조작가 스낵이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
문의사항 및 건의사항이 있다면 메일과 팀즈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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