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의 롤스로이스' 센츄리, 렉서스를 넘다 럭셔리 재편: 도요타 센츄리 브랜딩 강화의 배경
2025년 10월, 도요타가 자사 럭셔리 브랜드 전략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발표를 했습니다. 바로 36년간 프리미엄 가치를 대변해 온 '렉서스' 위에, 일본 내수 시장의 상징이었던 '센츄리(Century)'를 최상위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로 격상시킨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신차 발표가 아니라, 도요타 그룹 전체의 브랜드 구조를 재정의하고 롤스로이스, 벤틀리가 군림하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거대한 야망의 서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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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중의 최고'가 된 센츄리
센츄리는 1967년 탄생 이래 반세기 넘게 일본 황실과 총리 등 최고위층을 위한 쇼퍼 드리븐 차량이었습니다. '열도의 롤스로이스'라 불렸지만, 일본 내수용이라는 한계가 뚜렷했죠.
이제 도요타는 센츄리를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직접 경쟁하는 독립 브랜드로 선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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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포지셔닝: 슬로건은 "One of One. 이 세상에 단 하나, 이 나라에서". 일본의 독보적인 장인정신을 담은 '움직이는 예술품'을 만들겠다는 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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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확장: 전통적인 세단 을 넘어, V6 PHEV를 탑재한 '센츄리 SUV' 와 강렬한 오렌지색의 '쿠페 콘셉트' 를 공개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쇼퍼 드리븐 고객을 넘어, 직접 운전대를 잡는 '오너 드라이버' 부유층까지 공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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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지금 이 시점일까?
이 파격적인 결정의 중심에는 도요타 아키오 회장의 강력한 비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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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 동인 (아키오 회장의 비전): 아키오 회장은 과거 '도요타' 부스 한편에 센츄리가 전시된 것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토로했습니다. 그는 센츄리가 대중차 브랜드인 도요타의 틀에 갇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본 것입니다. 그는 "더 높은 곳으로 가려면, 렉서스도 도요타도 아닌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브랜드화를 직접 주도했습니다. 이는 마치 시계 제조사 세이코(Seiko)가 프리미엄 '그랜드 세이코' 위에 최상위 예술품 경지의 '크레도르'를 두는 것과 같은 명확한 3단계 피라미드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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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지금 이 시점일까?
이 파격적인 결정의 중심에는 도요타 아키오 회장의 강력한 비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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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 동인 (아키오 회장의 비전): 아키오 회장은 과거 '도요타' 부스 한편에 센츄리가 전시된 것을 보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토로했습니다. 그는 센츄리가 대중차 브랜드인 도요타의 틀에 갇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본 것입니다. 그는 "더 높은 곳으로 가려면, 렉서스도 도요타도 아닌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브랜드화를 직접 주도했습니다. 이는 마치 시계 제조사 세이코(Seiko)가 프리미엄 '그랜드 세이코' 위에 최상위 예술품 경지의 '크레도르'를 두는 것과 같은 명확한 3단계 피라미드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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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적 기회 (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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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성장: 울트라 럭셔리 시장은 팬데믹 이후에도 견고하게 성장 중이며, 2032년 2조 7,900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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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변화: 럭셔리 소비자들이 단순 과시('Status Symbol')를 넘어, 브랜드의 '유산(Heritage)', '완벽성(Perfection)', '독점성(Exclusivity)' 같은 무형의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반세기 넘게 일본의 장인정신을 지켜온 센츄리의 스토리텔링에 매우 유리한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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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된 렉서스: 혁신을 향한 질주
센츄리가 '정점'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 렉서스는 역설적으로 더 큰 자유를 얻었습니다.
아키오 회장이 언급한 '믿음직한 장남'이라는 책임감 , 즉 BMW나 벤츠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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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타의 큰 그림: '행복의 3단 피라미드'
이번 재편으로 도요타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명확하게 완성되었습니다.
가장 큰 시너지 효과는 센츄리가 브랜드의 '천장'을 극적으로 높여, 렉서스가 가격 저항에 대한 부담 없이 자유롭게 기술 혁신과 고급화를 추구할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신뢰성의 도요타', '혁신의 렉서스', '궁극의 품격, 센츄리'라는 명확한 정체성으로 , '행복을 양산한다'는 기업 이념을 모든 고객층에서 실현하려는 도요타의 다음 100년을 향한 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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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뷰티 업계가 거대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습니다.
케링 그룹이 구찌, 크리드 등 뷰티 사업을 6조 원대에 매각한 데 이어, '뷰티 전문' 거인인 에스티 로더 그룹마저 전 세계 인력 7,0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습니다. 2025년 4분기에만 약 7,5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죠.
이는 단순한 실적 부진이 아닙니다. 럭셔리 하우스가 패션 공식을 '답습'했기 때문이고, 뷰티 전문 그룹은 시장의 '기능' 변화를 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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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 ①: 패션의 '답습' (케링의 철수)
럭셔리 뷰티의 역할은 '브랜드의 꿈'을 파는 5만 원짜리 입문용 제품이었습니다. 케링(구찌 등)은 이 공식을 그대로 뷰티에 적용했죠.
- 치명적 오판: 그들은 뷰티를 '패션의 액세서리'로 취급했습니다.
- 소비자의 반문: 하지만 소비자들은 똑똑해졌습니다. "5만 원짜리 구찌 파운데이션이 1만 원짜리 K-뷰티 제품보다 5배 좋은가?"
패션은 보여주기(Brand)지만, 뷰티는 '경험하기(Function)'입니다. 기능이 뒷받침되지 않는 로고 값(프리미엄)은 외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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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 ②: '어중간한 프리미엄'의 종말 (에스티 로더의 위기)
더 심각한 것은 에스티 로더의 위기입니다. 이들은 뷰티 전문 기업임에도 중국과 면세 시장이 붕괴하며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는 K-뷰티 성공 신화였던 '닥터자르트'의 추락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 K-뷰티의 역설: 에스티 로더는 2019년 닥터자르트를 1.3조 원에 인수했습니다.
- 추락: 하지만 럭셔리 그룹에 편입된 닥터자르트는 2025년 23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국내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모두 철수했죠.
- 이유: K-뷰티의 무기인 '트렌드 민첩성'과 '가성비'가 럭셔리 그룹의 비대한 비용 구조와 느린 의사결정 속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결국 시장은 ①초고가 헤리티지(샤넬 등)와 ②기능성 가성비(K-뷰티 등)로 양극화되었습니다. 에스티 로더, 닥터자르트 같은 '어중간한 프리미엄'이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 공급망이 이끈 '기능의 민주화'
이 모든 붕괴의 중심에는 '기능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Function)'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혁명은 보이지 않는 공급망에서 시작됐습니다.
- K-뷰티 OEM/ODM의 역할: 한국콜마, 코스맥스 같은 OEM사들은 최고 수준의 R&D와 제조 기술을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 '브랜드'와 '기능'의 분리: 과거 럭셔리 하우스가 독점했던 R&D(기능)가 대중화되었습니다.
- 권력의 이동: K-뷰티 공급망이 기능(품질)을 상향 평준화시키자, 럭셔리 브랜드에게 남은 무기는 '로고'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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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뷰티가 빠진 '공급망의 함정'
여기서 K-뷰티의 마지막 역설이 발생합니다.
- 과거: K-뷰티는 OEM 덕분에 '기능'으로 럭셔리 '브랜드'를 이겼습니다.
- 현재: 하지만 이제 모든 K-뷰티 브랜드가 동일한 OEM에 의존합니다. 이는 '기능'마저 상향 평준화되어 차별점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럭셔리 뷰티가 '기능' 없이 '브랜드'만 남아 실패했다면, K-뷰티는 '브랜드' 없이 '기능(OEM)'에만 의존하다가 똑같은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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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점
- '어중간한 프리미엄' 포지션의 종말
가장 위험한 전략은 '어중간한 프리미엄'입니다. 럭셔리 뷰티의 실패는 시장이 '초격차 럭셔리'와 '초격차 가성비(기능)'로 완벽하게 양극화(N극화)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 시사점: 당신의 브랜드는 둘 중 하나를 확실히 선택해야 합니다.
- ① 초격차 럭셔리: 샤넬, 에르메스처럼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헤리티지, 독보적인 R&D, 압도적인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합니까?
- ② 초격차 가성비: K-뷰티처럼 상향 평준화된 기술(공급망)을 활용해, 최고의 기능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속도로 제공합니까?
- 적용 (예: IT/가전): 소비자는 로보락(초격차 경험)을 사거나, 샤오미(초격차 가성비)를 삽니다. 그 중간에 낀 '어중간한' 브랜드들은 럭셔리 뷰티와 똑같은 이유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 '기능의 민주화'를 경계하라
K-뷰티 OEM이 뷰티 시장의 '기능'을 상향 평준화시켰듯, 다른 모든 산업에서도 '핵심 기능'이 빠르게 민주화되고 있습니다.
- 시사점: 당신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은 '공급망'이나 '기술'에 의존한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합니다.
- 적용 (예: IT/AI):
- 과거: 독자적인 서버 구축과 알고리즘이 경쟁력이었습니다.
- 현재: 누구나 AWS, Azure 같은 클라우드(공급망)를 쓰고, OpenAI의 API(OEM)를 가져다 씁니다.
- 결론: 기술(기능)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활용한 '독창적인 적용(Application)'과 '경험 디자인'만이 차별점이 됩니다.
- 브랜드 '로고'가 아닌 '본질'을 팔아라
럭셔리 하우스의 가장 큰 실수는 '패션(과시)'의 성공 공식을 '뷰티(기능)'에 그대로 답습한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뷰티 카테고리에서 원하는 '본질(효능)'이 충족되지 않자, 로고를 외면했습니다.
- 시사점: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이나 카테고리 확장은 가장 빠르고 위험한 함정입니다.
- 적용 (예: 모든 브랜드):
- 유명 스포츠카 브랜드가 로고만 붙인 저가형 노트북을 만들면 팔릴까요? 소비자는 그 로고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라는 '본질'을 기대합니다.
- 결론: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출할 때, 단순히 로고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이 브랜드가 왜 이 제품을 만드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대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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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공유 -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재밌었습니다.]
이런 책 어떠세요? 사례분석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사서 본 도서인데, 읽다가 시간 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감이 있었습니다(게다가 이벤트 당첨으로 새책도 생겼고 말이죠.). 그래서 29일 오후 5시까지 읽고 싶은 책과 소속과 성함을 메일 주시면 선착순 네 분(각각 2권씩)께 행낭으로 각 도서를 공유하려고 합니다(헌책의 경우 상태 A급, 넘긴 흔적만 존재). 메일 보냈는데 답이 없다면, 선정되지 못했구나 하며 냉정한 스낵지기를 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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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톱니바퀴처럼 일하는가?
80년 차 제조업체는
'유기체'가 되어야 생존한다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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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중국을 이용한 것이 아니다.
중국이 애플을 이용해 기술을 배웠고,
이제 애플은 포획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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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틀기 - 통제권을 가진 무인주행]
최근 '오렌지족', '태풍상사'처럼 90년대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옛스러운 말투와 패션이 특징이지만, 어쩌면 그 어느 때보다 유연했던 당시의 시대적 문화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과 중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을 보며 운전자 없는 차가 현실이 되었음을 실감하는 요즘인데요. 90년대에도 '나름의 통제권'을 가진 무인자동차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참 흥미롭습니다.
과거의 이야기지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미래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가끔은 이렇게 과거에서 미래의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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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지기는 현재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낵레터는 업무 상 보안 이슈 없는 내용으로 기술/작성되었고,
AI 보조작가 스낵이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
문의사항 및 건의사항이 있다면 메일과 팀즈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구독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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