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가을 바람 느끼셨나요? 9월 10일 오후 1시 30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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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도착한 미래
누군가는 이 광경을 잘 계산된 마케팅 쇼라고 말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Tesla Diner를 단순한 ‘쇼’로 치부한다면, 우리는 전기차 시대의 공간, 시간, 그리고 욕망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놓치게 될 겁니다. 이곳은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기술과 향수가 충돌하며 만들어낸 가장 흥미로운 실험실이기 때문입니다.
1. 잃어버린 시간에서 발견된 시간으로
전기차는 우리에게 ‘정지’라는 숙제를 안겼습니다. 주유소에서 5분이면 끝났을 일이 30분, 혹은 1시간의 기다림이 되었습니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우리는 시간을 되돌려받은 셈입니다. Tesla Diner의 진짜 혁신은 바로 이 ‘강제된 멈춤’의 시간을 재설계했다는 데 있습니다.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시간을 어떻게 경험하느냐가 존재를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테슬라는 이 통찰을 비즈니스로 풀어냈습니다. 충전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경험의 시간’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기다림은 더 이상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며, 커뮤니티를 만나는 ‘발견된 시간’이 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고객의 시간 감각 자체를 바꾸는 설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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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la Diner의 공간 언어는 ‘레트로 퓨처리즘(Retrofuturism)’이라는 모순으로 가득합니다. 1950년대 아메리칸 다이너의 낙관적인 분위기 속에 최첨단 V4 슈퍼차저와 로봇이 공존합니다. 이는 단순한 복고풍 디자인이 아닌, 고도로 계산된 ‘문화적 해킹’에 가깝습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노라는 이를 ‘기억의 장소(lieux de mémoire)’라 불렀을 겁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의 미래’를 현재에 구현한 것이죠. 1950년대 사람들이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을 21세기의 기술로 체험하게 하는 시간적 콜라주. 테슬라는 이를 통해 차가운 기술에 따뜻한 향수를 입혔고, ‘미래’뿐만 아니라 ‘미국의 문화유산’까지 브랜드의 자산으로 끌어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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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구경꾼에서 거주자로: 공간의 재정의
기존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방문객은 잘 꾸며진 무대 위를 스쳐 지나가는 ‘구경꾼’이었죠. 프랑스의 인류학자 마크 오제는 현대 사회의 공항, 쇼핑몰, 호텔 체인 등을 '비장소(non-place)'라고 명명했습니다. 어디에서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장소성을 상실한 공간들이죠. Tesla Diner는 이러한 비장소화에 대한 흥미로운 저항을 보여줍니다. 전 세계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헐리우드라는 로컬 컨텍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2층 테라스에서 보이는 헐리우드 사인, 드라이브인 영화관이라는 미국 고유의 문화적 전통, 1950년대 다이너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 공간.
이로써 Tesla Diner는 방문객을 ‘일시적 거주자’로 만듭니다. 30분 이상 머물러야 하는 고객들은 이곳에서 식사하고, 영화를 보고, 다른 오너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브랜드가 만든 공간이 잠시나마 나의 생활 반경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레이 올든버그가 말한 ‘제3의 공간’의 21세기적 버전입니다. 집도, 직장도 아닌 곳에서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는 곳. Tesla Diner는 온라인에 머물던 브랜드 커뮤니티(*머스크는 X를, 음식 주문은 테슬라 앱에서)를 현실 세계로 소환하는 강력한 물리적 구심점이 됩니다.
4. 팝콘을 건네는 로봇, 그 너머의 질문
Tesla Diner의 ‘신의 한 수’는 단연 옵티머스 로봇입니다. 비록 원격 조종에 의존한 불안정한 움직임이었지만, 사람들은 로봇의 서빙에 열광했습니다. 이는 기술의 완성도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MIT의 셰리 터클 교수가 지적했듯, 인간은 로봇과 감정적 관계를 맺습니다. 옵티머스가 건넨 팝콘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친밀감’이라는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차가운 기계와의 따뜻한 상호작용. 우리는 이 장면에서 일자리를 위협하는 자동화의 공포 대신, 인간과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엿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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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프라, 시티 라이프스타일이 되다
지금까지 충전소는 도시 외곽의 기능적 시설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Tesla Diner는 이 개념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물리적 인프라를 넘어, 그 시간을 즐겁게 만드는 ‘시티 라이프스타일 인프라’라는 새로운 범주를 제시한 것입니다.
이는 도시 설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제안입니다. 충전소가 더 이상 도로 위 필수악이 아니라, 음식과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가 결합된 도심 속 ‘문화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Tesla Diner는 그 미래 도시의 한 조각을 미리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강제된 멈춤, 가장 완벽한 초대
전기차 시대는 우리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강제된 멈춤’을 선사했습니다. 기술이 해결해야 할 숙제이자, 고객이 감내해야 할 불편함. 지금까지 업계는 이 시간을 줄이는 데에만 몰두해왔습니다. 1분 1초라도 더 빨리 이 어색한 정지를 끝내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테슬라는 이 곤란한 숙제를 가장 매력적인 ‘초대장’으로 바꿔 보냈습니다. ‘잠시 멈추시오’라는 명령을, ‘우리의 세계로 들어오세요’라는 환대로 재설계한 것입니다. 이 초대장에서 고객이 발견하는 것은 단순한 충전기가 아닙니다. 잃어버렸던 시간이 감각적인 경험으로 채워지고(1950년대 다이너), 차가운 기술이 따뜻한 문화가 되며(드라이브인 영화), 고립되었던 운전자들이 느슨한 커뮤니티(제3의 공간)를 이루는 완전히 새로운 시공간입니다.
고객의 시간을, 그 ‘강제된 멈춤’의 순간을 누가 더 완벽한 경험으로 채워낼 것인가. Tesla Diner는 그 질문에 대한 가장 먼저 도착한, 그리고 그 시작일 뿐입니다.
이제 곧 파리의 Tesla Café, 도쿄의 Tesla Izakaya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형태는 달라도 본질은 같을 겁니다. 바로 ‘충전소에서 만난 미래(시공간)’가 생각보다 훨씬 더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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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10만원짜리 동네 슈퍼 멤버십, 서버 터진 이유
*세이조이시이는 창업 100주년을 앞둔 로손의 알짜배기 자회사랍니다.
슈퍼마켓 멤버십에 10만원을 태운다고?
여러분, 동네 슈퍼마켓에서 연회비로 10만 원을 내라고 하면 가입하시겠어요? 아마 대부분 고개를 갸웃할 텐데요.
그런데 일본의 고급 슈퍼마켓 세이조이시이에서는 이게 현실이 됐습니다. 연회비 11,000엔(약 10만 원)짜리 유료 멤버십 2기 회원을 모집했는데, 신청 첫날 앱 다운로드와 가입자가 폭주해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죠. 😱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기 성과: "이게 되네?" 놀라운 결과
세이조이시이는 사실 2024년 3월, '세이조 본점' 단 한 곳에서만 1기 멤버십을 조심스럽게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파일럿 테스트였죠.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성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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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만족도 80%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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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입 의사 90%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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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도입 직후 매출 즉시 상승
보통 이런 유료 멤버십은 고객 데이터를 쌓아 나중에 활용하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겨지는데요. 세이조 이시이는 도입과 동시에 매출이 오르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며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2기, 어떻게 업그레이드됐나?
성공적인 1기 운영에 힘입어, 세이조이시이는 2024년 8월 22일부터 2기 멤버십을 공식 출시했습니다. 이번엔 판을 더 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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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확대: 세이조 본점 1곳 → 6개 핵심 매장으로 확대 (세이조점, 카키노키자카점, 지유가오카점, 이케지리오하시점, 하마다야마점, 아오바다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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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환: 1기의 실물 카드 방식 → 전용 앱(App) 기반으로 완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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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강화: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신규 혜택 대거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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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0만원 내면 뭐가 좋은데?
가장 중요한 혜택을 살펴봐야겠죠? 단순히 할인만 해주는 게 아니었습니다.
① 일상의 이득: 본전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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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상품 3% 상시 할인: 연간 약 37만 원 이상만 구매하면 연회비 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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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 배송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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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 1시간 무료 (2기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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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 축하 1,000엔 쿠폰 (2기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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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 오리지널 보냉백 증정 (2기 신설)
특히 가입 선물인 보냉백의 디테일이 화제인데요. 와인병을 세로로 넣는 전용 포켓, 보냉제를 넣는 메시 포켓 등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잡아 "이것만으로도 혜택은 충분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②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함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을 넘어, '회원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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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열광했을까?
1. 나는 특별한 고객: '관계'에 지갑을 열다
연회비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나는 이 브랜드의 특별한 고객이다"라는 자부심을 주는 장치입니다. 원래 '비싸지만 좋은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세이조 이시이였기에, 유료 회원이 된다는 것은 일종의 'VIP 인증'처럼 여겨진 거죠.
2. 돈이 있어도 못 사는 '한정판'의 힘
희귀 위스키 추첨 판매처럼, 돈이 많아도 구하기 힘든 상품을 손에 넣을 기회를 제공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는 멤버십 가입을 단순한 소비가 아닌 '특별한 기회를 얻기 위한 투자'로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3. 우리 동네 사람들: '소속감'이라는 무기
멤버십을 전사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특정 동네의 핵심 매장별로 모집한 것도 신의 한 수였습니다. 이는 "우리 동네 사람들만 아는 특별한 커뮤니티"라는 소속감을 형성했고, 온라인 시대에 오히려 더 중요해진 오프라인 교류의 가치를 자극했습니다.
제품이 아닌 '관계'를 구독하라
세이조이시이의 성공은 이제 리테일의 중심이 '상품 판매'에서 '관계 형성'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너무 흔해서 이제는 지겨운 '관계'인가요?
고객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 우리 동네 브랜드와의 특별한 관계, 우리 동네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 그리고 나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구독'하기 시작한 특별함, 사실 말로 설명하긴 좀 어렵긴 합니다.
뻔한 답일지 모르지만, 결과는 일본인이 사랑하는 우리 동네, 로컬 브랜드에 있을 것 같아요. 로손이 세이조이시이만 따로 떼서 상장하려다가 고객들에게 호되게 혼난 것만 봐도 말이죠. 하지만 유료 멤버십에 기꺼이 가입하도록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력'이 그 답일 겁니다. 나만을 위한 차별적 경험이 결정적이겠죠. 결국 오프라인이던 온라인이던 관계는 1:1로, 그러나 멀리서 보면 유대감있는 집단으로 평판을 형성해나가는 것... 뻔하지만 실행은 참 힘듭니다.😊
📌 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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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조 이시이의 연회비 10만원 유료 멤버십, 서버가 터질 정도로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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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할인 등 기본 혜택에 '희귀 위스키 추첨' 같은 특별한 경험을 더한 것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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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비결은 제품이 아닌 '자부심', '희소성', '소속감'이라는 관계를 판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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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기 - 제 손을 잡으세요]
삶의 맥락을 상품의 니즈와 찰떡같이 잇는 돌고래의 신작입니다.
오늘 오후는 그저 편안하게 웃어보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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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지기는 현재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낵레터는 업무 상 보안 이슈 없는 내용으로 기술/작성되었고,
AI 보조작가 스낵이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
문의사항 및 건의사항이 있다면 메일과 팀즈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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