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반가워요. 8월 27일 오후 2시 30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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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차, 슬레이트(SLATE)
자동차의 '선택권'을 고객에게 되돌려주다
그런데 바로 그 시장에, 아마존의 DNA를 품은 '슬레이트 오토'가 등장했습니다. 2026년 말 첫 고객 인도를 앞둔 이 스타트업은 다치아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전혀 다른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다치아가 지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한 완벽한 답안지라면, 슬레이트는 새로운 시대의 질문을 던지는 혁신가입니다.
같은 해답, 다른 문제풀이
두 회사의 출발점은 같습니다. 바로 '전략적 다운셀링'. 자동차의 본질을 제외한 모든 과잉 기능을 덜어내고, 가격의 문턱을 파괴하는 전략입니다.
다치아는 이 해답을 통해 '어떻게 하면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답했습니다. 그들은 르노 그룹의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가성비 완성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이 다치아의 방식이자, 현재 시장이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슬레이트 역시 같은 해답을 공유합니다. 터치스크린과 파워 윈도우까지 덜어내며 '덜어냄'의 미학을 극단까지 밀어붙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다른 문제를 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동차가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고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
결정적 차이: '거래'와 '관계'의 시작
두 회사의 결정적인 차이는 '덜어냄' 이후에 무엇을 하느냐에 있습니다.
다치아의 비즈니스는 '최적화된 완성품'을 판매하는 순간, 즉 '거래'가 완료되는 시점에 정점을 찍습니다. 고객은 구매 시점에서 최고의 가치를 얻지만, 그 관계는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집니다.
반면 슬레이트의 비즈니스는 '진화하는 플랫폼'을 판매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시작합니다. '빈 캔버스(Blank Slate)'라는 이름처럼, 고객은 DIY 키트와 수백 가지 모듈로 자신만의 차를 완성해 나갑니다. 이것이 바로 슬레이트가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입니다. '선택권'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 그것이 슬레이트가 정의하는 고객 관계의 본질입니다.
고객이 새로운 모듈을 고민하고, 자신의 차를 업그레이드하는 모든 선택의 순간이 바로 슬레이트와 고객의 관계가 깊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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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트 오토는 '자동차계의 이케아'를 표방하는 미국의 혁신적인 전기차 스타트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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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의미: '빈 캔버스(Blank Slate)'라는 뜻으로, 고객이 직접 완성하는 자동차라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테슬라(Tesla)'의 아나그램으로, 첨단 기술 완성품의 안티테제(Antithese)임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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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및 투자: 2022년 설립되었으며, 아마존의 전 컨슈머 부문 CEO인 제프 윌키가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습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를 비롯한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약 7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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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차량: '슬레이트 트럭'. 기본 2인승 픽업트럭이며, DIY 키트를 통해 5인승 SUV로 변환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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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및 가격: 2026년 말부터 생산 및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약 2만 7천 달러 이하로, 연방 세액공제 적용 시 2만 달러 이하를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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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특징: 핸드 크랭크 창문 등 극도의 단순함을 추구하며, 도색 대신 '랩(Wrap)'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모듈식 차체 패널, 수백 가지의 DIY 액세서리, 사용자를 위한 교육 플랫폼 '슬레이트 유니버시티'(예정)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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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마존의 카'는 다치아와 다른가
바로 이 지점에서 슬레이트가 '아마존의 카'로 불릴 수 있는 이유가 명확해집니다. 아마존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묶어두고 함께 성장하는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 데 있습니다.
다치아의 모델은 훌륭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물건을 한 번 파는 '거래'에 가깝습니다.
슬레이트의 모델은 아마존처럼 '관계'에 기반합니다. 그리고 그 관계의 핵심은 끝없는 '선택권'의 제공에 있습니다. 저렴한 기본 플랫폼으로 최대한 많은 고객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인 뒤, 지속적인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며 장기적인 관계와 가치를 창출합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하드웨어의 수명을 압도하는 전기차 시대에, 이러한 '플랫폼' 방식은 절대적인 강점을 가집니다. 배터리나 AI 시스템 같은 핵심 기술을 모듈처럼 교체하며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완성품'의 숙명인 '기술적 노후화'로부터 자유로운 것입니다.
[묘듈러 플랫폼]
1. 빈 캔버스'와 '레고 브릭'
슬레이트의 모듈러 플랫폼은 자동차를 '완성품'이 아닌, 사용자가 직접 완성해나가는 '코어 플랫폼(Core Platform)'과 필요에 따라 추가하는 '애드온 모듈(Add-on Module)'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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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플랫폼: 레고의 '베이스 플레이트'처럼, 모든 모듈이 결합될 수 있는 기본 차체를 의미합니다. 최소한의 기능만을 담아 가격을 극단적으로 낮춘 '빈 캔버스'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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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온 모듈: 스피커, 시트, 루프랙 등 기능, 디자인, 형태를 결정하는 모든 부품을 의미합니다. 고객이 필요와 예산에 맞춰 자유롭게 골라 담는 '레고 브릭'과 같습니다.
2. '스케이트보드'와 '모듈식 부품'
이러한 개념은 구체적인 기술 설계를 통해 구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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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보드 플랫폼 (Skateboard Platform): 배터리, 모터, 구동계, 조향장치 등 차량의 핵심 동력 시스템을 모두 차체 하단의 평평한 '스케이트보드' 모양 플랫폼에 통합했습니다. 이 견고한 하부 구조는 오랜 기간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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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가능한 상부 구조체 (Top Hat & Modules):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는 2인승 픽업, 5인승 SUV 등 다양한 형태의 상부 차체('Top Hat')를 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차량 외장 패널, 배터리 팩, 인포테인먼트 유닛 등 주요 부품들이 쉽게 탈부착 및 교체·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모듈' 형태로 설계되었습니다.
SNACK's NOTE
다치아는 '어떻게 하면 자동차를 더 저렴하게 만들까?'라는 질문에 대한 지난 시대의 가장 훌륭한 답변입니다. 그들의 성공은 진짜입니다.
하지만 슬레이트는 '어떻게 하면 자동차가 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그 가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미래의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카'라는 별칭은 단순히 제프 베조스가 투자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고객에게 '선택권'이라는 이름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그 선택의 과정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와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것이 아마존의 방식이자, 슬레이트가 자동차 산업에 던지는 진정한 혁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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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다운셀링의 '덜어냄' 프로세스
전략적 다운셀링은 '무엇이 절대로 빼면 안 되는 본질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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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가치의 재정의 (Define the Core): 자동차의 본질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이동'입니다. 슬레이트 오토는 프레임, 배터리, 모터 등 이 핵심 가치와 직결된 부분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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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기능'의 식별 (Identify the 'Over-features'): 핵심 가치 외에, 특정 고객층에게는 가격만 높일 뿐 큰 가치를 주지 못하는 기능들을 식별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거치대로 충분한 고객에게 거대한 터치스크린은 '과잉 기능'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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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제거 및 가치 환원 (Remove & Return): 식별된 과잉 기능(파워 윈도우, 화려한 도색, 복잡한 옵션)을 과감히 제거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확보된 비용 절감 효과를 파격적인 가격 인하, 즉 고객 가치로 되돌려줍니다.
결론적으로, '덜어냄'은 전략적 다운셀링의 실행 방식(How)이지만, 그 본질은 '새로운 가치 제안(New Value Proposition)'에 있습니다. 슬레이트 오토와 다치아의 성공은 무조건 많이 채워 넣는 것만이 정답이 아님을, 오히려 과감하고 현명한 '덜어냄'을 통해 더 큰 시장을 열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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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프론 경제: 달라붙지 않는 시대의 역설
"계란이 미끄러지는 프라이팬처럼, 우리는 위기가 미끄러져 나가는 경제를 살고 있다. 하지만 영원한 테프론은 없다."
프라이팬에서 시작된 완벽한 은유
1938년, 듀폰의 한 연구실에서 실수로 발견된 하얀 가루가 있었습니다. 테프론(Teflon)이라 명명된 이 물질은 세상에서 가장 미끄러운 표면을 만들어냈죠. 1960년대, 주방에 혁명을 일으킨 논스틱 프라이팬 광고에서 계란이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장면은 곧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달라붙지 않는다'는 물리적 특성이 점차 사회적 은유로 진화했다는 점입니다.
테프론 돈들의 시대
1980년대 뉴욕. 마피아 보스 존 고티는 세 번의 재판에서 연속 무죄를 받았습니다. 언론은 그를 "테프론 돈(Teflon Don)"이라 불렀죠. 범죄 혐의가 프라이팬의 계란처럼 미끄러져 나간다는 의미였습니다.
2016년, 같은 별명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붙었습니다. 스캔들이 터져도 지지율은 끄떡없었죠. "나는 5번가 한복판에서 누군가를 쏴도 표를 잃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호언장담은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7월,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자체를 "테프론 경제(Teflon Economy)"라고 명명했습니다.
끄떡없는 세계, 불안한 뉴스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멍청한 무역 전쟁"을 시작했을 때, 전문가들은 경제 대재앙을 예고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전면전이, 중동에서는 끝없는 분쟁이, 중국에서는 부동산 거품 붕괴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연 3%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OECD 국가들의 실업률은 5% 이하. 주가는 순간 떨어져도 곧바로 반등합니다. 마치 테프론 프라이팬처럼, 위기가 달라붙지 않고 미끄러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의 15% 관세 요구를 받아들이고도 "선방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 최악이 아니라는 것에 감사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바로 테프론 경제의 단면입니다.
흡수와 지연의 메커니즘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은 명쾌합니다. 첫째, 기업들의 공급망 관리가 놀라울 정도로 정교해졌습니다. 20년 전보다 95% 늘어난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위기를 관리합니다. 둘째, 정부들이 "나쁜 뉴스가 들리면 돈을 푸는" 전략을 체득했습니다. GDP의 4%가 넘는 재정적자를 감수하며 경제를 떠받칩니다.
하지만 여기서 불편한 진실이 드러납니다. 1910년 미국 대화재(Big Burn) 이후 수립된 '오전 10시 정책'을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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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a.m. Policy (오전 10시 정책)1910년 8월, 아이다호와 몬태나주에 걸쳐 1만 2,000km²를 태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 이후, 초대 산림청장 기퍼드 핀초(Gifford Pinchot)가 수립한 정책. "모든 산불은 발견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완전 진화"를 원칙으로 했다. 이 정책은 50년간 유지되다가, 작은 산불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축적된 마른 나뭇가지가 오히려 더 큰 화재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져 폐기되었다. (US Forest Service His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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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테프론 경제도 비슷합니다. 작은 위기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축적되고 있죠. 이집트와 파키스탄처럼 구조조정 없이 연명만 하는 '좀비 경제'가 59개국에 달합니다.
테프론 코팅의 수명
실제 테프론 프라이팬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코팅이 벗겨지고, 결국 음식이 눌어붙기 시작하죠. 트럼프의 관세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기까지 6-18개월이 걸린다는 분석도 같은 맥락입니다.
존 고티는 결국 1992년 종신형을 받았습니다. FBI는 "테프론이 사라졌다. 이제 돈은 벨크로로 덮여있고, 모든 혐의가 달라붙었다"고 선언했죠. 트럼프도 여러 기소를 당했고, 테프론 경제 역시 언젠가는 그 한계를 드러낼 것입니다.
달라붙지 않는 시대의 역설
테프론이라는 브랜드가 주방에서 시작해 마피아, 정치, 그리고 경제 시스템 전체를 설명하는 은유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는 '달라붙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책임도, 결과도, 심지어 위기조차도.
하지만 물리학의 기본 법칙을 기억해야 합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고, 빚은 언젠가 갚아야 합니다. 테프론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에 음식이 눌어붙듯, 지연된 위기는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고요함은 폭풍 전야일지도 모릅니다. 뉴스가 떠들썩해도 시장이 조용한 이 기묘한 시대, 우리는 테프론 경제의 매끄러운 표면 아래 무엇이 쌓이고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아무리 좋은 테프론 팬도 언젠가는 교체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안전하게 교체할 것인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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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 시드니 통근자의 시간을 산 AI 이야기
시드니 통근자의 발견: 120만 개의 지루함을 상상력으로 바꾸다
매일 120만 명. 호주 시드니의 통근자들이 겪는 경험은 다르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탭 앤 고(Tap, Go)’. 습관처럼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을 봅니다. 이 무표정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마스터카드는 ‘Priceless’의 새로운 순간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광고대행사 맥캔(McCann)과 함께 질문을 던졌습니다.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이 지루한 시간을 상상력으로 채울 순 없을까?” 이 질문의 답이 바로 ‘트랜짓 테일즈(Transit Tales)’입니다.
이 경험은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펼쳐집니다. 사용자는 『위대한 개츠비』나 『정글북』 같은 고전을 고릅니다. 그리고 ‘미스터리 스릴러’나 ‘SF 판타지’처럼 원하는 장르를 선택하죠. AI는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받아와, 사용자의 여정 시간에 정확히 맞춰 재창조된 오디오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시드니 중앙역에서 채스우드역까지, 30분의 여정은 AI가 빚어낸 30분짜리 ‘SF판타지 위대한 개츠비’가 되는 겁니다.
마스터카드는 이 캠페인을 통해 단순한 결제 서비스를 넘어, 일상에 즐거움을 더하는 ‘경험 설계자’가 되길 원했습니다. 그들의 시도는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무미건조한 이동은 이제, 나만을 위한 한 편의 문학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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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짓 테일즈(Transit Tales)]
이 서비스의 핵심은 정교한 ‘개인화’입니다. AI가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분석해, 통근자의 이동 시간에 정확히 맞춰진 오디오 스토리를 생성합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위대한 개츠비』, 『정글북』 같은 고전 명작을 하나 고르면, AI가 이를 ‘미스터리 스릴러’나 ‘SF 판타지’ 같은 전혀 다른 장르로 재창조해 들려줍니다. 가장 기발한 점은 이야기의 길이가 이동 시간에 완벽하게 연동된다는 것입니다. 15분 거리라면 15분짜리, 30분 거리라면 30분짜리 이야기가 완성되는 식입니다.
덕분에 같은 노선을 이용하더라도 승객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평범한 여정을 ‘상상력의 쉼터’로 탈바꿈시킨 이 프로젝트는, 마스터카드의 슬로건처럼 일상의 이동마저 ‘값을 매길 수 없는(Priceless)’ 순간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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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인 이야기의 역설: 우연이 사라진 풍경
하지만 이 완벽하게 재단된 경험 뒤에는, 우리가 놓치는 풍경이 있습니다. 『경험의 멸종』은 기술이 우리의 삶을 너무 매끄럽게 만든 나머지, 삶의 본질적인 요소인 ‘우연성’과 ‘의외성’을 삭제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트랜짓 테일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몰입하는 동안, 우리는 창밖에서 벌어지는 진짜 ‘이야기’들을 놓칩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 처마 밑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역 앞에서 서툰 솜씨로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 낡은 간판이 들려주는 도시의 역사. AI가 제공하는 가상의 서사는 완벽할지 몰라도, 예측 불가능한 현실의 서사가 주는 생생함과 영감을 대체할 순 없습니다.
기술은 우리를 고립시키는 ‘벽’이 될 수도, 세상과 연결하는 ‘창’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트랜짓 테일즈는 과연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채울 것인가, 발견하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변모하는 자동차 산업에 더욱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미래의 자동차는 운전자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까요? 단순히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안내하는 것을 넘어, 어떤 ‘경험의 경로’를 설계해야 할까요?
지금까지의 경쟁은 ‘채우기’에 가까웠습니다. 더 큰 스크린, 더 많은 OTT 서비스, 더 정확한 추천 알고리즘. 운전자의 모든 감각을 점유하고, 외부 세계로부터 완벽히 차단된 ‘몰입의 버블’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른 길이 보입니다. AI를 ‘콘텐츠 큐레이터’가 아닌, ‘세렌디피티 디자이너(Serendipity Designer)’로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시간을 빈틈없이 채우는 대신, 의도적으로 ‘빈틈’을 만들어 그곳에서 새로운 발견이 일어나도록 돕는 역할이죠.
AI, 길 위의 스토리텔러가 되다
‘세렌디피티 디자이너’로서의 AI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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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과 운전자를 연결합니다. “지금 지나는 이 길은 100년 전엔 전차가 다니던 길이었습니다. 당시의 풍경을 묘사한 짧은 글을 읽어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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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모험을 제안합니다. “목적지까지 10분 정도 여유가 있네요. 근처에 현지인들만 아는 작은 갤러리가 있는데, 잠시 들러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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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침묵을 선물합니다. 노을이 아름다운 해안 도로에 접어들면, 모든 미디어를 끄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사색의 순간’을 안내합니다.
마스터카드의 캠페인은 기술이 어떻게 일상의 ‘비어있는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 훌륭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는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넘어, 사용자가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최고의 기술은 사용자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시간을 되돌려주는 기술입니다. 진짜 세상과 만날 시간을 말이죠.
IMPLICATION
브랜드가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은 이제 ‘점유’에서 ‘연결’로 이동해야 합니다. 우리 서비스가 고객의 시간을 얼마나 많이 차지하는가(Time Share)를 넘어, 그들의 삶에 어떤 의미 있는 발견을 선사하는가(Mind Share)가 중요해졌습니다. 당신의 기술은 고객을 가상 세계의 완벽한 이야기에 가두고 있습니까, 아니면 현실 세계의 무한한 이야기로 안내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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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비틀기] 한중일미 Z세대 비교표
서로 다른 듯 같은 세대지만, 그 흥은 같이 이어지니 앞으로 MBTI보다 별자리를 묻게 될 것 같아요(스낵지기는 쌍둥이자리에요). 오늘 아침 별자리 운세 보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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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지기는 현재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낵레터는 업무 상 보안 이슈 없는 내용으로 기술/작성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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