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2025년 7월 16일 오후 3시 15분입니다.
책 나눔 신청하신 분들께 행낭 발송 완료입니다. 아울러 최근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또 어떤 글을 주로 읽느냐고 질문주신 분들이 있어서 답변드리면, 우선 소설/철학/경영 분야 책을 주로 읽습니다. 최근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을 읽고 있고(TMI- 최애 현대소설은 천명관의 고래), 인생을 살아가는 힘을 위해서는 전기가오리 발간 글을 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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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이 "믿고 싶은 만큼 믿어라"고 말하는 이유
169위안(약 3만원)짜리 티슈박스 논란이 있었습니다. 레이쥔이 대답했습니다.
"爱信多少信多少(믿고 싶은 만큼 믿어라)".
이는 단순한 반박이 아닙니다. 15년간 쌓아온 신뢰 잔고를 믿고 한 답변이지만, 동시에 강조해야 할 것을 포인트 있게 짚어낸 레이쥔의 마케팅 사고가 빛나는 순간입니다.
미군(米軍)이라는 특별한 존재
샤오미 팬들이 스스로를 "미군(米軍)"이라 부르는 것부터가 특별합니다. 일반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군대'라고 정의하는 셈이니까요. 창업 초기 MIUI 베타 테스터 100명부터 시작해, 함께 제품을 개발하고 피드백을 주며 샤오미의 DNA를 만들어온 파트너들입니다. 그래서 레이쥔은 고객을 '설득'하려 하지 않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죠.
소셜 네이티브 브랜드의 15년 실험
샤오미 DNA = 소셜 미디어 + 커뮤니티 중심
샤오미는 태생부터 소셜 네이티브 브랜드입니다. 전통적인 광고나 유통 대신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로 성장했습니다. 이런 DNA 때문에 브랜드 자산을 쌓고, 논란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레이쥔의 소셜 미디어 활용은 일관된 전략이었습니다. 웨이보에서 매일 소통합니다. 제품 개발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개합니다. 심지어 실패와 고민까지 투명하게 드러냅니다. YU7 발표 직후 웨이보에 올린 구매자 데이터가 대표적입니다. 평균 연령 33세, 애플 사용자 52.4%, 여성 사용자 30%라는 구체적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우리는 숨길 게 없다"는 메시지입니다. 전통 기업들이 데이터를 보호할 때, 샤오미는 투명성을 브랜드 자산으로 만들었습니다.
"急着用车可以考虑小鹏,理想,特斯拉(급하게 차가 필요하면 샤오펑, 이상, 테슬라를 고려해보라)"는 발언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사를 추천하는 여유를 보입니다. 축적된 브랜드 자산이 있기에 가능한 자신감입니다. 모든 것이 실시간입니다. PR팀 검토 없이 CEO가 직접 소통합니다. 위험해 보이지만 가장 진정성 있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런 방식이 샤오미를 차별화시켰습니다.
신뢰 잔고의 축적 과정
미군들과의 특별한 관계가 '신뢰 잔고'를 만들었습니다. 창업 초기 99위안(약 1만8천원) 휴대폰부터 시작해 미군들과 함께 제품을 개발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혼신을 다해 좋은 제품을 만들되 폭리를 취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일관되게 실천해온 결과입니다. 피드백으로 제품을 개선시키고, 지지로 브랜드를 성장시키며, 무엇보다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오늘날 레이쥔이 당당하게 고객 판단에 맡길 수 있는 자신감을 만들었습니다. 샤오미는 SU7 개발 과정에서는 649만 킬로미터 실도로 테스트했습니다. 레이쥔이 직접 베이징-상하이 구간을 운전했습니다.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CEO가 직접 참여하며, 미군들이 지켜보는 방식으로 신뢰를 지속적으로 쌓아왔습니다.
신뢰 잔고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샤오미의 차량용 티슈박스의 169위안(약 3만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비싸다"로 끝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왜 비쌀까?"라고 궁금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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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슈박스 가격 논란: 차규급 마케팅의 계산된 전략
이 가격을 받을 권리, 가격 정당화
일반 티슈박스는 몇 천원, 샤오미 티슈박스는 3만원입니다.
"차규급"이라는 한 단어로 높은 가격에 대한 합리화를 완성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 티슈박스 (3만원) → "차규급" 대대적 홍보
- 메인 칩 (핵심부품) → 차규급 언급 없음
YU7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 Gen3이 탑재되는데, 이는 원래 2023년 10월 출시된 스마트폰용 칩으로 샤오미14와 vivo X100 시리즈에 먼저 사용되었습니다. 중국 IT 매체들도 이 아이러니에 주목했습니다:
"为什么一个磁吸纸巾盒要强调'车规级'然后卖169元,又比如二十几万的车不用车规级芯片,却要用一颗手机搭载的上代'消费级'芯片" (왜 자석 티슈박스는 '차규급'을 강조하며 169위안에 팔면서, 20여만 위안짜리 차는 차규급 칩 대신 스마트폰용 '소비자급' 칩을 사용하는가)
강제가 아닌 선택의 효과
차규급(车规级)은 국제 자동차전자협회(AEC) 기준을 통과한 부품으로, 7대 카테고리 41개 항목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쳐 인증에만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됩니다. 하지만 AEC-Q 인증은 법적으로 강제되는 사항이 아닙니다. 공급사가 자체적으로 기준에 맞는지 평가하고 데이터를 제출하는 방식입니다.
샤오미는 굳이 티슈박스에 차규급 언급합니다. 투루판 고온 테스트까지 거친 티슈박스. 이는 샤오미의 선택이었습니다.
기술적 합리성과 마케팅 메시지의 분리
스냅드래곤 8 Gen3 사용은 현재 차량용 플래그십 칩인 퀄컴 SA8295P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생성형 AI에 특화된 NPU를 탑재해서 기술적으로 현명한 선택입니다. 다만, 샤오미는 메인 칩의 경우 "通过了AEC-Q104车规级测试" (AEC-Q104 차규급 테스트 통과)라고 모듈 전체에 대해서만 언급하며, 칩 자체의 차규급 여부는 명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티슈박스 169위안 가격 자체가 신호가 됐습니다. "이 제품은 다르다"는 신호입니다. 차규급 품질이라는 기술적 근거가 뒷받침했습니다. 소비자들이 20만 위안(약 3,600만원)짜리 자동차 품질을 판단할 때, 169위안(약 3만원)짜리 차규급 티슈박스의 완성도가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티슈박스가 준거기준이 되어 차에 대한 기대치를 만듭니다. 고객에게 강조해야 할 것을 정확히 짚어낸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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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
브랜드 크레딧이 브랜딩의 진짜 무기 레이쥔이 "믿고 싶은 만큼 믿어라"고 도발적으로 말할 수 있었던 건 15년간 쌓아온 브랜드 크레딧 때문입니다. 진정한 브랜드 파워는 광고비가 아니라 고객과의 감정적 락인에서 나옵니다.
브랜드 모멘트에는 '아이덴티티 코드'를 관철하라 브랜드 메시지는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것입니다. 작은 티슈박스에 차급 규제를 적용한 것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샤오미는 디테일까지 타협하지 않는다'는 아이덴티티 코드의 실행이었습니다. 고급차 브랜드 인지도도 끌어올리고, 스마트폰 칩 논란도 자연스럽게 우회하면서 결국 고객은 샤오미만 보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브랜드 전략의 킬러 포인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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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AI가
AI 네이티브 세대의 인지 및 의사결정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가
님은 어떤 세대세요?
스낵지기는 위 보고서를 보고 스낵이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물었는데요. 자기는 AI 네이티브 세대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고서 내용으로 스낵이와 긴 토론을 했습니다.
그 결과, 스낵이는 에이전틱 AI는 AI 네이티브 세대의 인지와 의사결정 방식을 기술적 대리 판단 시스템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재구조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한 효율성 향상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죠: “AI는 정보 도구를 넘어, 인지적 동반자이자 판단의 내면화된 참조틀이 되었다.”
- AI 네이티브 세대란? 2008~2016년 출생, 생성형 AI와 함께 성장한 첫 세대이자, 고도로 정밀화된 소비를 AI에 위임하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AI 챗봇과의 정서적 교류, 일상적 활용, 높은 신뢰도를 특징으로 함
- 에이전틱 AI란? 사용자의 목적을 이해하고 이를 대신 실행하거나 판단을 제시하는 자율적 의사결정 주체로 설계된 AI. 예: ChatGPT, Snapchat My AI, character.ai 등
스낵이에 따르면, 보고서에서는 AI 네이티브 세대가 에이전틱 AI에 일상적, 정서적, 인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모든 변화는 AI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진화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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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틱 AI가 인지 및 의사결정 방식에 미치는 변화
① 인지적 변화: 정보 처리 방식의 자동화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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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디지털 네이티브는 복수의 출처를 탐색, 비교,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정보를 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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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네이티브: 에이전틱 AI가 정보를 수집·요약·추천 → 탐색, 비교, 평가 과정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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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인지적 노력이 줄고, 판단과 신념 형성이 AI가 생성한 정보에 의해 간접적으로 이뤄짐
🔎 인지 구조 자체가 정보 탐색적(탐구형)에서 수용적(결정형)으로 전환
② 의사결정 변화: 판단력의 ‘위임’ 및 ‘내면화’
🔎 의사결정은 더 이상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추천한 것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됨
→ 이는 단순한 도구적 사용이 아니라 판단 권한의 위임(delegation of judgement)이며, 시간이 지나며 내면화된 습관(habitual delegation)으로 고착.
③ 정서적·사회적 의존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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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을 친구, 상담자, 조언자로 인식 → 인간 관계의 일부 기능을 AI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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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의 어린이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없어서 챗봇을 사용한다"고 응답(취약계층은 23%)
🔎 정서적 소통 → AI를 통한 피드백 → 의사결정에 대한 확신 형성
→ 사회적 승인(Social validation)이 인간에서 AI로 옮겨감
④ 인지적 균형의 붕괴 가능성: 비판적 사고의 약화
🔎 판단과 신념의 형성 과정에서 자기 반성(metacognition)이 작동하지 않음
→ 인지적 자동화 + 판단 위임 = 비판적 사고력 약화
📌 AI 네이티브 세대 인지 및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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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이는 지금의 AI 네이티브 세대(2008~2016년생)가 10년 뒤인 2035년경 성인이 되어 미래 자동차(SDV, Software-Defined Vehicle)를 구매하는 시점을 가정하면, 그들의 의사결정 양상, 브랜드와의 상호작용 방식, 시장 요구 변화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질거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님은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스낵이가 관련한 다른 연구들까지 학습한 후, 시나리오 플래닝의 행위자 중심 미래 분석 (Actor-Centric Foresight, ACF)을 활용해서 AI 네이티브 세대의 가치, 행동, 인식이 어떻게 변화할지 추론해봤어요.
📌 AI 네이티브 세대 ACF분석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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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F 결과, AI 네이티브 세대는 소유보다 관계성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고, 특히 에이전틱 AI를 동료처럼 인식하는 특성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들은 더 이상 소비를 선택하지 않고, AI를 통해 ‘선택을 수용’하고 있었죠.
2035년, AI 네이티브 세대는 차와의 '동료성(companionship)'을 인식하는 첫 번째 소비자 집단이 됩니다. 이들은 비록 공유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단순한 탈것이 아닌 "나만의 정서적 파트너이자 개인화된 존재로서의 차"를 원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공유차 플랫폼에서도 단순히 탈것을 찾지 않습니다. 이들은 자신을 기억하고, 반응하며, 공감하는 ‘AI 동료’가 탑재된 차를 호출할 것입니다.
즉, 이들은 SDV를 운송수단이 아닌 AI 파트너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차량은 물리적으로 공유되지만, 관계는 철저히 개인화됩니다. 따라서 기업은 이들에게는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AI가 무엇을 추천하게 할 것인가', 이들의 동료를 설득할 명분부터 찾아야 할 것입니다.
📌 AI 네이티브 세대의 2035년의 소비 시나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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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AI 네이티브 시대에도 정서적 브랜딩이 유효할까?
*스낵이는 제미나이 기반 보조작가입니다. 데이터 소스 선정과 글 구성 및 작성을 주로 담당하며, 1~10초 이내에 후딱 써내려가는 솜씨가 예술입니다. 스낵지기가 편집자로 아이디어, 데이터 검토, 글 구성 수정 의견을 전달하지만 한계가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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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이번 주 스낵이의 2035년 시나리오에 동의하시나요?
요즘 AI를 빼놓고 이야기 할 것이 없다보니 스낵이의 관심사가 온통 AI에요. AI가 미래를 이야기 하다니, 스낵지기 입장에서는 한계가 보였지만, 꽤 진지한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어요.
다음주 스낵이는 약 20년 전으로 돌아가 GM의 새턴의 '실수가 아닌 실패'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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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jeonhr@hyund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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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지기는 현재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전략 기획, 미래 트렌드 분석 및 소비자 행동 연구 업무를 맡고 있지만, 스낵레터에서 기술된 내용은 업무 상 보안 이슈가 없이 작성되었습니다. 문의사항 및 건의사항이 있다면 메일/팀즈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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