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요즘 성큼 차가워진 공기와, 구름을 흩어놓은 듯한 가을 하늘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이번 스낵은 오랜만에 일본에서 온 친구와 나눈 대화에서 출발합니다.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감 속에 테슬라 중고차 시세가 강세를 보이자, 친구가 '내 차를 한국에 가져와서 팔까?'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질문을 던졌고, 이 가벼운 호기심이 꽤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어져 레터로 엮어보았습니다. 물론 그 친구가 일본에서 테슬라를 들여온다 한들 한국에서 완벽한 FSDFull Self-Driving 구동을 보장받기 어렵기에, 국내 시장에서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기는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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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새롭단거지?
J 테슬라가 삿포로에 매장 두 개를 냈더라. 지난해 11월, 삿포로 팩토리에 홋카이도 첫 매장을 열었고, 올해는 이온몰 삿포로 핫사무에도 들어갔어.
스낵지기 테슬라가 일본에서 차를 판 지는 꽤 됐잖아. 매장이 늘었다는 것만으로 새 소식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다만 삿포로라는 건 조금 의외네. 겨울이 춥고 눈도 많이 오는데, 전기차를 팔기 좋은 곳은 아니겠다고 생각했거든.
J 추우면 주행과 난방에 전력이 더 들어가니까 그런 걱정을 할 만하지. 나도 출점 소식만 보고 일본 사람들이 전기차를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한 건 아니야. 궁금해서 판매량과 매장 운영을 좀 찾아봤어.
스낵지기 실제로 더 팔리고는 있어?
J 응. 올해 7~9월 일본 전체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의 두 배를 넘었어. 신차 승용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5%에서 3.93%로 올라갔고.
스낵지기 증가 폭은 큰데, 아직 4%가 안 되네. 일본 시장이 확 바뀌었다고 말하기에는 이르겠어.
J 맞아. 대신 테슬라가 일본에서 차를 어떻게 팔고 있는지는 다시 볼 만하더라.
쇼핑하러 왔다가,
J 테슬라는 작년 일본 쇼핑센터 안에 상설 전시장 16곳을 새로 열었어. 삿포로의 두 매장도 쇼핑하러 가는 곳에 있고.
스낵지기 한국 첫 매장도 스타필드 하남이었잖아. 충전망을 같이 까는 것도 원래 하던 방식이고. 한국에서는 첫 차량 인도 전에 테슬라 충전소를 열었고, 중국에서도 첫 인도 때 슈퍼차저를 운영했어. 일본에서만 특별히 하는 일은 아닌데?
J 쇼핑몰에 처음 들어갔다는 얘기는 아니야. 일본에서 그 방식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는 거지. 테슬라를 사려고 검색하는 사람은 홈페이지로 찾아오겠지만, 관심 없던 사람은 쇼핑하다가 차를 볼 수도 있잖아. 직원과 이야기하고 한번 타보는 기회가 생기는 거고.
스낵지기 온라인에서 주문하기 쉽게 해놓는 것과, 아직 살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차를 보여주는 건 다른 일이니까. 일본 소비자는 특히 온라인 판매에 부정적인 걸로 알려져있는데... 그런데 매장을 늘린 만큼 판매도 늘었어?
J 테슬라는 작년 한 해동안 일본에서 약 1만 600대 정도를 팔았어. 24년도 보다 약 90% 늘었다고 해. 물론 매장 덕분에 늘어난 물량이 얼마인지는 이 숫자만으로 알 수 없어. 다만 테슬라는 출점과 함께 직원 교육도 손보고 있었어.
직원에게 묻고,
스낵지기 직원 교육은 어떤 점에서?
J 일본 사업 책임자가 판매 상담 직원의 교육과 고객 시승을 강조했어. 차를 전시해놓고 주문받는 데서 끝낼 생각은 아닌 거지.
스낵지기 내가 삿포로에서 살 차를 보러 갔다면, 화면에 기능이 몇 개 있는지보다 겨울에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부터 물었을 것 같아. 집에서 충전할 수 없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궁금하고.
J 그런 질문에 직원이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어야겠지. 수리는 어디서 받느냐는 질문도 나올 거고. 테슬라는 올 4월에 일본 내 서비스센터를 당시 14곳에서 약 3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어. 또 4~6월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한 신차 구매자에게 슈퍼차저 이용료를 3년간 면제했고.
스낵지기 매장을 늘리고, 직원이 설명하고, 정비망을 갖추고, 구매 혜택도 주고. 듣고 보니 자동차 영업에서 오래 해온 일들이네.
J 그러니까 나는 그게 눈에 들어왔어. 온라인으로 차를 파는 테슬라도 일본에서 판매를 늘리려니 상담과 시승,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 일본 시장 특수성을 고려한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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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고르고.
스낵지기 그런데 고객이 매장에서 설명을 잘 들었다고 차를 사는 건 아니잖아. 가격도 중요하고, 도요타처럼 익숙한 브랜드도 있고.
J 도요타도 조건을 바꿨어. bZ4X의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같은 등급의 가격을 70만 엔 낮췄고, 급속충전 서비스 TEEMO에서는 정규 회원이 충전 자리를 예약할 수 있게 했어. 고객이 충전소에 갔다가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줄이려는 거지.
스낵지기 일본에서는 주차장도 따져봐야겠네. 차가 마음에 들어도 집 주차장에 안 들어가면 곤란하니까.
J 실제로 BYD 판매점에서 기계식 주차장의 차폭 제한 때문에 구매를 포기한 고객이 있었어. BYD는 일본용 차종도 늘리고 있어. 올해 7월에 내놓은 라코는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춘 전기차야. 차체가 높고 양쪽에 전동 슬라이딩 도어가 달렸어.
스낵지기 그럼 일본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바라보는 생각뿐 아니라, 실제로 고를 수 있는 차와 구매 조건도 달라지고 있는 거네.
J 보조금도 빼놓으면 안 돼. 올해 기준 국고 보조금은 테슬라 모델 3·모델 Y가 127만 엔이고, BYD의 일반 승용 전기차와 라코는 15만 엔이야. 차이가 112만 엔이니까 실구입비를 비교할 때 상당한 차이지.
스낵지기 그렇다면 올해 테슬라의 구매 조건을 이야기하면서 매장이나 상담만 강조해도 안 되겠네.
J 응. 나는 일본 사람들이 갑자기 전기차를 좋아하게 됐다고 쓰고 싶지는 않아. 차종도, 가격도, 충전 서비스도 달라지고 있으니까.
스낵지기 처음에는 삿포로에 매장 두 곳을 냈다는 게 무슨 새 소식인가 했는데, 네 얘기를 듣고 보니 직원 교육 쪽이 더 궁금해지네. 온라인으로 차를 주문하게 만든 테슬라도, 일본에서는 직원 교육과 대면 상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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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J에 따르면, 일본 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기보다 드디어 '탈 만한 차'로 검증받는 변곡점에 접어든 것 같다고 합니다. 특히 놀라운 점은 도요타가 생각보다 전기차 시장에 진심일 수 있다는 분석이었어요. 실제로 일본의 보조금 체계는 '인프라 저변 확대 기여도'를 평가 항목에 포함하고 있어 테슬라가 상대적으로 높은 보조금을 받고 있는데, 구조적 실익은 오히려 도요타가 챙기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반면 BYD는 이 인프라 기여도 산정에서 다소 불리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우회하되, 일본 시장 진입의 치트키인 '귀여움(디자인 소구)'을 결합했다며, 자신만의 예리한 평을 더했습니다.
참고로 J는 영화에 매료되어 일본인과 결혼한 뒤 교토와 홋카이도를 오가며 사업과 농사를 병행하는 친구입니다. 제가 최근 이직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철저히 사전 조사를 해왔더군요. 일본 거리에서도 현대차가 당당히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길래, "우선 너가 한 대 사라" 유쾌한 강매(?)를 했답니다. 이건 잘 한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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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이슈)|WGSN Future Consumer 2028: The Restorers는 과도한 자극과 성과 압박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되찾으려는 ‘회복형 소비자’를 제시한다. 이들은 적게 사더라도 내구성과 수리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오래 사용하고, 촉감·장인성·지역성을 중시한다. 기술도 거부하기보다 자신의 시간과 주의력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려 한다.
의미|좋은 제품의 기준이 성능과 기능의 양에서 사용하는 동안 얼마나 편안하고 통제감을 느끼는가로 확장되고 있다.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끊임없는 알림보다 단순한 조작, 감각적 안정,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품질이 새로운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
인사이트|앞으로는 기능을 얼마나 더 넣었는지만큼, 불필요한 자극과 선택을 얼마나 덜어냈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 제품이 단순한 이동이나 효율의 수단을 넘어, 사용하는 사람의 시간과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공간으로 평가받기 시작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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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이슈)|프랑스 학생들이 교사 부족과 열악한 시설, 지역별 교육 격차의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대학생과 시민까지 연대하며 공교육 전반의 문제로 확산됐지만, 일부 폭력 세력의 난동과 약탈 장면이 집중적으로 보도되면서 시위의 출발점은 흐려지고 있다.
의미| 공교육에 실망했을 때 개인적으로 사교육을 찾아 ‘이탈’하기보다, 제도를 바꾸라고 집단적으로 ‘항의’하는 선택이다. 이는 교육을 개인의 경쟁 수단이 아니라 국가가 보장해야 할 권리로 보고, 학생을 교육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환경을 바꿀 수 있는 현재의 시민으로 인정하는 공화정신을 보여준다.
인사이트|고객의 강한 항의를 잠재워야 할 위험으로만 보면 그 안에 담긴 변화의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완성차 업체도 반복되는 품질·서비스 불만을 개별 민원이나 브랜드 리스크로 축소하기보다, 기존 제품과 고객 경험에서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를 먼저 드러내는 목소리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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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이슈)|2억 원대 고급 MPV 마에스트로 V800 3대의 급제동 시험에서 브레이크 페달 지지대가 약 1,600N의 하중에 반복적으로 파손됐다. 시험 측은 금속 대신 사용된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PP-GF40)과 힘이 집중되는 얇은 단일 벽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화웨이는 비표준적인 극한 시험이라며 무상 부품 교체를 제시했다.
의미|소프트웨어와 첨단 기능이 뛰어나도 제동처럼 기본적인 기계 부품의 안전 여유가 부족하면 차량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특히 개발 기간 단축과 원가·중량 절감을 동시에 추진할수록 시뮬레이션 결과만으로 설계를 확정하지 않고, 반복 급제동과 극한 환경을 포함한 실차 검증이 중요해진다.
인사이트|완성차 업체는 제동·조향 부품의 소재를 바꾸거나 경량화할 때 단품 규격 충족에 그치지 말고, 실제 장착 상태에서 하중 집중과 반복 피로까지 검증해야 한다. 신차 출시 속도를 높이는 것보다 안전 핵심 부품의 설계 변경을 누가 승인하고, 어떤 실차 시험을 통과해야 양산할 수 있는지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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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이슈)|고령화와 기술 변화로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시대가 왔지만, 중장년층은 재취업 과정에서 나이 차별과 AI 기반 채용 필터에 직면하고 있다. 경험이 많을수록 유리해야 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는 '커리어 단절'이 나타나고 있다.
의미|과거의 커리어는 사다리를 오르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여러 직업과 역할을 오가며 경력을 재구성하는 '직조weaving'형 경력이 표준이 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직무 경험의 길이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른 분야로 전환할 수 있는 학습력LQ, Learning Quotient과 적응력이다.
인사이트|완성차 업계도 인재 전략의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 SDV, AI, 배터리, 로보틱스 등 산업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미래 경쟁력은 특정 직무의 연차보다 새로운 분야를 학습하고 전환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경력 전환자를 즉시 전력감이 아닌 '학습 속도가 검증된 인재'로 바라보는 기업이 변화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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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크루즈의 ‘LGTMLooks Good To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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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Cruise)의 무인차가 보행자와 충돌한 뒤 다시 움직이면서 약 6m를 끌고 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음 날 열린 긴급회의에는 직원 100명 이상이 참석했고, 사고 경위도 논의됐습니다. 법무 부책임자는 차량의 추가 움직임을 규제기관에 설명해야 할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지목했습니다. 낮 12시 26분에는 규제기관이 이 사실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11분 뒤, 그는 그 내용이 빠진 사고 신고서에 ‘LGTMLooks Good To Me, 괜찮아 보입니다’이라고 답하며 승인했습니다. 열흘 뒤 제출된 갱신 신고서에서도 '누락'은 바로잡히지 않았습니다.
크루즈에는 법무·안전·홍보·대관 부서가 있었고, 사고 대응을 위한 회의와 보고·승인 절차도 마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의 핵심 사실을 알고 있던 책임자가 이를 누락한 문서를 승인했고, 후속 보고에서는 새로운 정보가 없다는 실무자의 판단을 재검토하지 않았습니다. 조직이 중요한 정보를 확보하고도 이를 최종 판단에 반영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더욱이 법무 부책임자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는데, 왜 승인 과정에서 바로잡지 않았을까요? 그의 구체적인 심리적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의 회의 기록과 슬랙 대화에는 조직 내부의 정보 전달과 판단이 서로 어긋나는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조직의 의사결정 권한을 구분하는 RAPID는 누가 대안을 제안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동의하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인지 정하는 체계입니다. 그러나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나누더라도 구성원들이 불리한 사실을 회피하거나,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다른 사람이 확인했으리라 판단하는 문제까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크루즈의 사례는 같은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상황과 역할에 따라 그 중요성을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드러냅니다. 이 한계를 개인의 주의력이나 책임감에만 맡겨둘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번 스낵레터에서는 크루즈의 사고 보고 과정을 당시의 의사결정 기록에 따라 살펴보고, RAPID를 통해 결정권을 누구에게 맡겨야 하며, 결정의 위험에 따라 검토 절차를 어떻게 달리해야 하는지 검토합니다. 나아가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고 확인할 책임, 승인권자가 동의하거나 결정을 보류할 기준, 불리한 정보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조직적 조건을 짚어봅니다.
결정권을 서로가 나누는 것만으로 '의사결정의 품질'은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불완전한 판단이 조직의 공식 결정으로 확정되기 전, 무엇을 확인하고 검증할 것인지까지 설계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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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Snackletter]
📍 Writer: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 근무 중인 스낵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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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sistant: AI 보조작가 스낵이와 잡지사 출신 에디터 K, 초안 작성만 하고 책임감 없는 J, 국내외 팩트 전문 선별자 F, 국립국어원 출신 감수자 H, 과학기술크리에이터 G라는 에이전트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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