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한 장의 보고서가 도착합니다.
Microsoft와 LinkedIn이 함께 발행하는 Work Trend Index(WTI)입니다. 2021년 3월 처음 등장한 이후 해마다 봄에 나왔지만, 발표 시점은 해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2023년과 2024년은 5월 첫째 주, 2025년은 4월 23일이었습니다. 즉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어느 날, 보고서는 반드시 찾아옵니다.
2026년 4월 27일 현재,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김에 5년을 복기하고, 올해 보고서가 무엇을 말할지 예측해 보고자 합니다. 특히 올해는 기대가 큽니다. 이유는 마지막에 말씀드리겠습니다.
5년, 한 줄씩
2021년 3월: 하이브리드가 옵니다, 준비되셨나요?
The Next Great Disruption Is Hybrid Work — Are You Ready?
팬데믹이 강제로 증명한 것이 있습니다. 사무실 밖에서도 일이 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노동자의 73%가 유연 근무 지속을 원했습니다. "어디서 일할 것인가"가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2022년 3월: 직원들이 재편합니다
Great Expectations: Making Hybrid Work Work
단순 이직이 아니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Great Reshuffle" 이라 불렀습니다. 43%가 이직을 고민하고, 53%는 건강과 웰빙을 일보다 먼저 챙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공간의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 이제 일의 의미 자체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5월: AI가 일을 고칠 수 있을까요?
Will AI Fix Work?
ChatGPT가 세상을 흔든 직후였습니다. 리더의 49%는 AI가 헤드카운트를 줄일 것을 걱정했고, 직원의 49%는 자신이 AI로 대체될까봐 불안해했습니다. 두려움과 기대가 정확히 반반이었습니다.
2024년 5월: AI는 이미 여기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AI at Work Is Here. Now Comes the Hard Part
역전이 일어났습니다. 직원들이 기업보다 먼저 움직였습니다. 도구를 스스로 사서 쓰는 "BYOAIBring Your Own AI" 현상이 퍼졌고, LinkedIn에서 AI 스킬을 추가한 건수는 전년 대비 142배 늘었습니다. 기업의 공식 도입 속도보다 현장의 변화가 훨씬 빨랐습니다.
2025년 4월: 프론티어 기업이 태어났습니다
The Year the Frontier Firm Is Born
드디어 "누가 일하는가"의 문제가 됐습니다. WTI는 AI 에이전트가 팀원으로 편입되는 "Frontier Firm" 의 탄생을 선언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수도꼭지처럼 필요할 때 켜고 끄는 지능, 즉 "intelligence on tap" 이 구동하는 조직이라 불렀습니다. 리더의 82%가 12~18개월 내 조직 전체를 재설계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직원 80%는 여전히 "시간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루 평균 275번의 방해, 밤 8시 이후 회의 16% 증가.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은 더 바빠졌습니다.
5년이 남긴 하나의 역설
WTI는 매년 새로운 키워드를 선언하지만, 그 이면의 문제를 해소하지 않은 채 다음 해로 넘어갑니다. 하이브리드의 혼란은 Reshuffle로, Reshuffle은 AI 불안으로, AI 불안은 Frontier Firm이라는 더 큰 재편으로 이어졌습니다.
5년 내내 반복되는 단 하나의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capacity gap" 입니다. 리더는 더 많은 생산성을 요구하고, 현장은 더 많은 번아웃을 호소합니다. 조직은 이 간격을 2021년에도, 2025년에도 좁히지 않았습니다.
2026 WTI, 이렇게 예측합니다
올해가 특히 기대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2025년 보고서는 "Frontier Firm이 태어나고 있다"는 선언이었습니다. 2026년 보고서는 그다음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태어난 뒤,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Agent Boss" 가 실제로 생산성을 높였는지, 아니면 capacity gap을 더 심화시켰는지. AI 에이전트를 실제로 운용한 1년, 그 실측 데이터를 처음 담는 보고서입니다. 선언이 아닌 검증의 보고서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다릅니다.
예측 키워드를 하나 제안드린다면 "The ROI Reckoning", 에이전트 도입의 실제 성과를 정산하는 해입니다. 그런데, 혼자만 기대하는 거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