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12월 15일입니다. 항상 깊이 있는 재미를 전하는 김우진 파트장의 커넥티비티/전동화 주간 뉴스레터를 아시나요? 이번 168회차를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로보택시가 대체제(대중화)가 되는 순간 우리가 접할 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어쩌면 '차의 소유'에 대한 개인의 근원적 질문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죠. 스낵이와 저도 그간 샌프란시스코 소식를 접하면서 재밌는 시그널들을 발견했는데요. 오늘은 '새로운 것에 관한 수용'을 같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지난 8일 노무라종합연구소 세미나 참석 후 얻은 'AI시대의 CX'에 관한 인사이트도 같이 나눌께요. |
|
|
🚨 우당탕탕 美 로보택시, 서사가 쌓인다! 🧗 |
|
|
지난주 샌프란시스코는 Waymo(웨이모)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범법자(스쿨버스 위협)가 됐다가, 바보(골목길 정체)가 됐다가, 결국 영웅(차내 출산)이 됐거든요. 완전 롤러코스터죠? 🎢
사람들은 "아직 멀었다"며 혀를 차지만, 전문가들의 눈은 다르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이 모든 소란이 바로 대중화로 가는 '찐 신호(Signal)'이기 때문입니다. 딱 3가지 포인트로 '행복회로' 돌려드립니다.
|
|
|
우리는 흔히 기술의 결함(리콜, 정체)을 '실패'나 '지연'의 신호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현상학적 관점Phenomenological Perspective에서 볼 때, 기술이 실험실을 떠나 현실 세계의 복잡성과 충돌하며 발생하는 '마찰음'은 오히려 그 기술이 사회적 수용Social Acceptance의 임계점을 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1. 욕먹는 거 보니.. 너 우리 '이웃' 맞구나? - '갈등'은 기술이 사회화되는 필수 과정이다
기술이 사회에 처음 들어오면 갈등은 필수입니다. 로보택시가 길을 막아서 주민들이 화를 냈다? 역설적으로 로보택시가 실험실을 탈출해 우리 '생활 공간'을 진짜로 점유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입니다. 투명 인간 취급보다는, 싸우면서 정드는 이웃 단계에 진입한 거죠!
-
관련 사건: 언덕길 3중 정체 및 주민들의 불편
-
이론적 배경: 기술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 SCOT 이론에 따르면, 기술의 발전은 단선적이지 않으며 다양한 사회 집단(주민, 규제 기관, 사용자)과의 '해석적 유연성Interpretive Flexibility'이 줄어들며 안정화됩니다.
-
분석: 로보택시가 길을 막아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기술이 더 이상 '격리된 테스트베드'가 아닌 '일상의 물리적 공간'을 점유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주민들이 로보택시를 '신기한 구경거리'가 아닌 '해결해야 할 민원 대상(현실의 존재)'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이 갈등Conflict 단계야말로, 기술이 사회적 인프라로 안착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협상과 합의의 과정입니다. 갈등의 표면화는 기술 도입의 가속화를 위한 전제 조건입니다.
|
|
|
2.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 리콜은 시스템을 단단하게 만든다
Waymo가 쿨하게 리콜을 결정했죠. 이건 실패가 아니라 '건강검진'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고친다"는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뜻이니까요. 나심 탈레브 형님 말대로, 충격을 받을수록 시스템은 더 단단해지는 법! 💪
-
관련 사건: 스쿨버스 인식 오류 리콜
-
이론적 배경: 나심 탈레브의 안티프래질Antifragility 개념입니다. 충격을 받으면 깨지는 것Fragile이 아니라, 충격과 스트레스를 통해 오히려 더 강해지는 성질을 의미합니다. 또한 제도주의 이론Institutional Theory에서 규제 기관의 개입은 산업의 '정당성Legitimacy'을 부여하는 절차입니다.
-
분석: Waymo의 리콜은 실패가 아닙니다. NHTSA(규제 기관)가 구체적인 질의를 하고 기업이 수정하는 프로세스가 확립되었다는 것은, 자율주행이 '모험적인 R&D' 영역에서 '관리 가능한 산업Manageable Industry' 영역으로 넘어왔음을 시사합니다. 인간 운전자보다 더 엄격한 기준(스쿨버스 보호)으로 학습하고 수정되는 이 반복적 피드백 루프는 시스템의 신뢰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여, 결과적으로 대중화 시점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됩니다.
|
|
|
3. 길 좀 막으면 어때, 사람을 살리는데! - '유용성'이 '위험'을 압도하는 순간
기술 수용 모델(TAM)의 핵심은 '유용성'입니다. 가끔 길을 막는 멍청함(불편)이 있어도, 위급할 때 나만의 구급차(유용성)가 되어준다면? 게임 끝입니다. "불편해도 쓴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 대중화는 급물살을 타니까요.
-
관련 사건: 차량 내 출산과 911 연계
-
이론적 배경: 기술 수용 모델Technology Acceptance Model, TAM에서 사용자가 기술을 받아들이는 핵심 변수는 '지각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과 '지각된 용이성Perceived Ease of Use'입니다. 특히 결정적 순간의 효용은 잠재된 위험 인식을 상쇄합니다.
-
분석: 리콜과 정체라는 '노이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급 상황(출산)에서 로보택시가 보여준 대처 능력은 소비자들에게 "이 기술이 나를 살릴 수도 있다"는 강력한 효용성을 각인시켰습니다. 이는 자율주행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세이프티 존Safety Zone'으로 재정의하게 만듭니다. 기술에 대한 신뢰가 '기계적 신뢰'에서 '정서적 의존'으로 전환되는 이 지점Tipping Point에서 대중화는 급물살을 타게 됩니다.
자율주행차 로보택시는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에게 더 이상 ‘신기한 기술’이 아닙니다. 도시에서 사람들과 마찰하고, 도움을 주고, 때로는 실수도 하면서 ‘사회적 성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대중은 Waymo에게
- 스쿨버스 앞에서는 멈추기를 기대하고(규범),
- 골목을 막으면 화를 내고(상호작용),
- 그 안에서 아이를 낳기도 합니다(생활참여).
이는 기술이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역할을 가진 하나의 주체로 간주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합니다.
Waymo의 이번 사례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 속에 얽히기 시작했기 때문에 비로소 ‘진짜 상용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설적 증거일지 모릅니다.
|
|
|
노무라종합연구소(NRI)가 말하는
생성AI 시대 CX 전략
2025년 12월 8일, 노무라종합연구소(NRI)가 웨비나를 열었습니다. 주제는 '생성AI 시대를 이기는 고객접점 변혁'. 컨설턴트 3명이 등단해 70분간 이야기했어요. 핵심은 단순합니다.
AI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조직이 분절되어 있으면 소용없다. |
|
|
1. CX, 왜 지금인가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 차이가 줄어들고 있어요. NRI는 말합니다. "가격 경쟁을 넘어서는 유일한 무기가 CX(고객체험)다."
CX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경쟁우위의 원천. 모방할 수 없는 브랜드 가치를 만든다. 둘째, 수익에 직결. 고객 생애가치(LTV)가 올라간다. 셋째, 전사 전략의 깃발. 부서와 문화를 하나로 묶는 공통 목표가 된다.
생성AI가 등장하면서, CX의 수준이 달라졌어요. 과거엔 세그먼트별로 메시지를 달리하는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이 한계였죠. 이제는 개인의 '지금 이 순간'에 최적화된 '딥 커스터마이제이션'이 가능해졌습니다.
|
|
|
2. AI 에이전트, 어디까지 왔나
NRI가 주목한 사례들이 있어요.
- IHG 호텔: 회원 앱에 대화형 여행 에이전트를 통합했습니다. 100개국 이상, 19개 브랜드, 6,000개 호텔 정보를 기반으로 숙박 계획을 제안하죠.
- 아마존 Rufus: 일본에서도 도입된 쇼핑 에이전트예요. 상품 정보, 고객 데이터, 웹 정보를 학습해 자연어로 추천합니다.
세일즈포스는 AI 에이전트를 '디지털 레이버(digital labor)'라고 부릅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한발 더 나갑니다. "IT 부서는 모든 AI 에이전트의 인사부가 될 것이다."
단일 에이전트에서 멀티 에이전트로 진화 중이에요. 단순 메일 작성을 넘어, 잠재 고객 특정 → 캠페인 선정 → 메시지 생성 → 발신까지 자율 수행하는 수준입니다. |
|
|
3. 통합CX, 왜 어려운가
다양한 고객접점과 서비스를 가진 기업일수록 생성AI의 잠재력이 커요. 문제는 조직의 벽입니다. NRI가 진단한 '성과 없는 CX 추진'의 패턴, 네 가지가 있어요.
- 부문 맡기기 - CX가 사업전략과 분리됨
- 비전 편중 - 구호만 있고 행동으로 안 내려옴
- 현장 부재 - 경영진과 현장의 인식 갭
- 한 번 하고 끝 - PoC 시범사업이 단발성으로 종료
결국 고객체험, 시책, 기반 세 가지가 각각 따로 놀아요. 비전이 모호하고, KPI가 부문별로 최적화되고, 고객 데이터 기반이 분단됩니다.
4. 장벽을 넘는 3단계 프레임워크
NRI는 '크게 그리고, 작게 시작하고, 성과를 키운다'는 프레임을 제안합니다.
Stage 1. 크게 그리기
CX 비전을 '구호'에서 '행동'으로 내려야 해요.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고객체험을 연결: 부문을 넘어도 끊김 없는 일관된 경험 설계
- 시책을 연결: 전사 수익에 연결되는 KPI 구조 설계
- 기반을 연결: 공통 계정, 공통 프론트 기능, 데이터 기반 공통화
패션의류 업계 예시가 인상적이에요.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나 자유롭게 패션을 즐긴다"는 비전을 세웠다면? 바추얼 피팅 → 매장 시착 →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는 OMO(Online Merges with Offline) 체험을 설계하고, 각 부문이 담당하는 접점·시책을 명확히 합니다. KPI는 '유도하고 싶은 고객 행동'으로 설정해 매출 편중을 막아요.
Stage 2. 성과 내기
작게 시작하되, '이길 수 있는' 테마를 고릅니다.
NRI가 제시한 두 가지 사례:
- 보험업: 휴면 고객 발굴 특구 부대 구성. 계약 후 장기 미방문된 고객이 전체의 30%. 이들을 재활성화하면 1인당 2~3건 계약, 나아가 소개까지 기대할 수 있었어요.
- 패션의류업: '피팅'이라는 페인포인트에 집중. "입어보고 싶은데 매장 가기 귀찮아서 구매 포기"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앱 내 AR 기능 구현에 특화했습니다.
'특구(特區)'라는 개념이 흥미로워요. CX에 공감하고 사내 파급력 있는 멤버로 조직을 구성하고, 기존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난 권한과 예산을 부여합니다.
Stage 3. 전사 전개
특구의 성과를 무기 삼아 공감을 확산합니다.
요령이 있어요. "공통 방침에 고집하면 실현 못 하고, 개별 사정에 기대면 목적 달성 못 한다." 효과(수익·CX 기여도)와 비용(개발비·실현 난이도) 양축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끈질기게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
|
|
5. 데이터와 AI, 어떻게 연결하나
NRI는 생성AI 활용을 3단계로 나눕니다.
[1단계] 집약·민주화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건 시작일 뿐이에요. "이 테이블이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매번 부모-자식 데이터를 결합하는 게 번거롭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죠.
해법은 비정규화. 정규화된 테이블 구조는 정합성엔 좋지만, 사람도 AI도 읽기 어려워요. 누가, 언제, 뭘 샀는지 한눈에 보이도록 하나의 테이블에 정보를 집약합니다. 이게 'AI Ready'의 핵심이에요.
[2단계] AI로 고객 이해 심화 생성AI로 방대한 웹 열람 이력에서 고객의 관심 경향 데이터를 추출하고, 예측AI(클러스터링)로 취미·기호 클러스터를 만듭니다. 이 클러스터가 전사 공통의 고객 커팅 축이 되죠.
각 부문이 같은 고객 축으로 시책을 검토하니, 영업·프로모션의 일관성이 올라갑니다.
[3단계] 상황에 맞는 AI 접객 최종 그림은 멀티 AI 에이전트 기반입니다. 통합 고객 데이터, 호텔 DB, 이동 데이터, 쿠폰 DB를 연결하고, 오케스트레이터 에이전트가 상황에 맞는 하위 에이전트(니즈 탐색, 여행 플랜 작성, 푸시 지시 등)를 호출해요.
예를 들어, 이동 데이터에서 "A씨는 집과 직장만 오간다"는 패턴을 읽으면, "최근 바쁘시죠? 리프레시 여행 어때요?"라고 먼저 제안합니다. 고객이 응하면 여행 플랜 에이전트가 작동하고, 예약까지 완결되죠.
인사이트
이 세미나에서 떠오른 질문은 하나입니다.
“우리 회사의 CX 비전은 어디까지 ‘행동’으로 내려왔는가?”
자동차는 원래 다접점 비즈니스입니다. 마케팅, 영업, 딜러, AS, 금융, 커넥티드 서비스. 접점이 많을수록 생성AI의 잠재력은 커집니다. 동시에 통합CX의 난이도도 같이 커집니다.
자동차로 치환하면 답은 더 명확합니다. 구매 → 이용 → 정비 → 보험 → 교체/매각까지 하나의 여정으로 보고, “지금”의 상황을 읽어 선제적으로 돕는 접객이 핵심이 됩니다. 하지만 딜러망/부문 KPI/법인 구조가 장벽이죠. 그래서 AI시대의 CX. NRI가 말한 방식—특정 부문에서 작게 이기고, 성과를 무기로 전사 공감을 확산—이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
|
|
[생각 비틀기 - 과거 지우기]
이 영상은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졸업 선물로 명품 가방 대신 '기록 삭제(Expungement)' 서비스가 각광받는 현상을 통해, '잊혀질 권리'가 상품화된 현실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사소한 실수조차 온라인에 영원히 박제되어 취업과 거주 등 삶의 기회를 박탈하는 디지털 낙인 효과 때문에, 이제 청년들은 생존을 위해 과거를 지우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합니다. 디지털 사회에서 잊혀지는 것이 명품보다 비싼 이유는, 명품은 나를 돋보이게 하는 '장식'에 불과하지만, 불리한 정보의 삭제는 나의 사회적 생명을 구하고 미래의 기회를 매수하는 '생존권'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영상은 과거에는 명성을 얻는 것이 힘이었으나, 초연결 사회에서는 "나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고 완벽히 지울 수 있는 능력이 진짜 권력이자 부의 척도"임을 시사합니다.
|
|
|
스낵지기는 현재 HMG경영연구원 미래트렌드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낵레터는 업무 상 보안 이슈 없는 내용으로 기술/작성되었고,
AI 보조작가 스낵이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
문의사항 및 건의사항이 있다면 메일과 팀즈로 편하게 연락주세요.
(구독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Copyright © 2025 SNACKLETTER. All rights reserved.
|
|
|
|
이전 글을 볼 수 있는 페이지로 바로 이동합니다. |
|
|
|